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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에 1년간 717건 신고
상급자 갑질 사례 80% 육박

아르바이트생 A 씨는 상사가 ‘오빠’라는 호칭을 쓰도록 강요하고 업무 외 만남을 요구하며 신체 접촉을 일삼자 회사에 신고했다. 그러나 사 측은 되레 사건을 덮으려 했고, 상사는 A 씨를 지속해서 괴롭혔다. 성희롱을 견디지 못한 A 씨는 결국 퇴사했다. 여성 직장인 B 씨는 남성 상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뒤 고용노동부에 신고했다. 그러나 사업주는 사건을 조사하고 가해자를 징계하기는커녕, “직원들이 정부 조사를 받아 회사 이미지가 실추됐다”며 B 씨를 해고했다.

‘미투(Me Too)’ 캠페인으로 성희롱에 대한 경각심이 확산했지만, 상급자가 우월한 지위를 악용한 이른바 ‘직장 갑질 성희롱’은 여전히 만연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고용부는 지난해 3월부터 1년 동안 부처 웹사이트(www.moel.go.kr) ‘직장 내 성희롱 익명 신고센터’에 총 717건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가해자가 상사·임원인 경우가 52.4%였으며, 사업주·대표이사인 경우도 27.1%에 달했다. 피해자보다 상급 직원인 경우가 80%에 육박한 것이다. 가해자 징계와 재발 방지 등 후속 조치 역시 미흡했다. 처벌 없이 사건을 무마한 경우가 24.8%로 가장 많았고, 가벼운 징계나 구두경고 등에 그친 경우도 7.4%나 됐다. 성희롱 유형별로는 신체 접촉·추행 등이 48.5%로 가장 비중이 높았고, 성적 농담·음담패설로 불쾌감을 준 경우가 42.0%로 뒤를 이었다. 피해자 중 44.2%는 정신적 고통을 느꼈다. 20.5%는 사직서를 제출했고, 4.0%는 정신과 진료를 받았다. 이와 관련, 오는 7월 16일에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근로기준법 제76조 개정)’이 시행된다. 성희롱을 비롯해 직장에서 지위나 관계의 우위를 악용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모든 행위가 금지된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