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교육 선택권 박탈 말라”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학부모연합회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이화여고 동문 앞에서 자사고 이름이 적힌 푯말을 들고 문재인 정부의 자사고 폐지 방침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전북교육청 ‘자사고 재지정 취소 결정’ 일파만파

내달초 청문회 실시한뒤
교육장관에 취소 동의 요청
상산고 “악의적·불공정 평가”

내달까지 서울 13곳 등 발표
‘지정 취소 도미노’현실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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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교육청이 20일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인 전주 상산고를 대상으로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키로 최종 결정하면서 ‘일파만파’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전북도교육청이 7월 초에 상산고를 상대로 청문을 실시한 뒤 같은 달 중순에는 교육부 장관에게 자사고 취소 동의를 요청키로 하자, 상산고는 물론이고 자사고 학부모와 교육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더욱이 7월까지 전국 24개 자사고 평가 결과가 일제히 발표될 예정이어서 ‘자사고 지정 취소 도미노’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경기 안산동산고와 전남 광양제철고도 이날 오후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가 발표된다.

상산고는 이날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즉각 발표했다. 상산고는 “자사고 평가 기준 점수를 다른 지역(70점)보다 10점 높은 80점으로 정하고, 배점 항목 중 법적 근거도 없는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정 비율(10%·4점)을 적용하는 등 악의적이며 불공정한 평가를 받았다”면서 “교육부의 자사고 재지정 취소에 대한 동의 절차 과정이 남아 있지만 ‘자사고 재지정 취소 결정에 대한 무효 소송’과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으로 대응하고, 전북도교육청 관계자의 직권 남용·학교 권리 침해 등 사법적 대응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박삼옥 상산고 교장은 이에 대해 “전북도교육청이 자사고 평가라는 원래 목적을 무시하고 정해진 결론인 ‘자사고 폐지’를 밀어붙였다”며 “형평성과 공정성, 적법성을 잃은 채 진행한 이번 평가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자사고 지정 취소는 유은혜 교육부 장관의 동의가 필요하다. 상산고의 경우 전북도교육청이 다른 지역과 달리 커트라인을 10점 높게 잡아 평가 전부터 형평성 및 공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서울 등 다른 지역은 교육부의 권고안에 따라 70점을 기준점으로 하고 있다. 교육부는 오는 9월 초 고입전형을 확정 짓기 전에 판단을 내려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 현장의 혼란이 없도록 신속하게 동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사고 폐지 정책을 반대해온 시민단체 등의 압박도 수위를 높이고 있다.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은 이날 “유 장관이 자사고 취소에 동의하면 장관 퇴진 및 정치계 퇴출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자사고가 가장 많은 서울지역(13곳)도 내달 초 결과 발표를 앞두고 초긴장 상태다. A 자사고 교장은 “고교 평준화란 정치적 목적을 위해 무리한 평가 기준을 정해 자사고를 죽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전주 = 박팔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