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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재부-교육부 ‘내국세의 20.46% 비율 조정’ 줄다리기

4년만에 15조8000억 늘어나
학생 수는 같은기간 81만 감소

기재부 “총액 안줄게 비율 조정”
교육부 “무상교육 재원 더 필요”

‘기획재정부 대(對) 교육부.’

19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둘러싸고 ‘재정 당국’인 기재부와 ‘교육 당국’인 교육부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1971년 12월 공포·시행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른 돈으로, 초·중·고 교육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현재 내국세(국세 중에서 통관 절차가 필요한 관세를 제외한 나머지 세금)의 20.46%로 책정돼 있다.

경제가 성장하면 내국세가 늘고, 내국세의 일정 비율로 책정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도 증가한다. 우리나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2015년 39조4000억 원에서 올해(추가경정예산 기준) 55조2000억 원으로 불과 4년 만에 15조8000억 원이나 늘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나라 경제가 망하지 않는 한 초·중·고 교육은 국가가 지원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고, 한국 경제는 그동안 교육을 통해 성장한 우수한 자원을 바탕으로 발전해왔다.

그러나 최근 저출산·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초·중·고 학생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 수는 2015년 609만 명에서 올해는 528만 명으로 감소했다. 교육 대상인 학생 수는 급격하게 줄고 있는데, 내국세의 일정 비율로 묶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계속 늘고 있다.

교육부와 일부 지방교육청 등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줄여서 다른 화급한 곳에 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때마다 새로운 과제를 들고나왔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재원 마련을 위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웠고, 누리과정 재원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자 문재인 정부에서는 ‘고등학교 무상교육 재원 마련을 위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재부는 “교육부의 주장도 일리가 있지만, 저출산·고령화로 학생 수는 줄고, 고령층 인구가 급증하고 있으므로 해마다 늘어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일부를 복지 등에 쓸 수 있도록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비율을 다소 낮추더라도, 경제가 성장하기 때문에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총액은 줄어들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육부 등에서는 “어림도 없는 얘기”라는 반응이다.

민간 경제연구원 고위 관계자는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복지 지출 확대는 불가피하다”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비율을 낮출 수 없으면 그만큼 우리나라의 재정 건전성이 악화하는 속도가 빨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