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가덕도 신공항’ 공세에
TK지역 한국당 정치권 맞대응

16년째 이어지는 지역간 대립
총선 앞두고… 또 정쟁 이슈로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관철하기 위한 부산·울산·경남(부울경) 더불어민주당 정치권의 공세에 대구·경북(TK) 자유한국당 정치권이 맞대응하기로 하면서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신공항을 둘러싼 갈등이 재연될 조짐이다. 영남권은 신공항 건설 문제가 불거진 2003년부터 대선, 총선, 지방선거 때마다 정치권에서 이슈화하면서 ‘정쟁’으로 비화해 심각한 지역 간 대립·분열이 벌어졌다.

19일 대구시와 한국당 TK 발전협의회(회장 주호영 대구 수성을 국회의원)에 따르면 협의회는 소속 국회의원 전원(21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는 21일 국회에서 조찬모임을 갖고 부울경 민주당 정치권의 폐기된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기로 했다. 협의회는 이 자리에서 국토교통부와 총리실을 방문해 김해공항 확장과 가덕도 신공항 건설 반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듣기 위한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또 2016년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난 프랑스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ADPi) 용역 보고서를 두고 전문가 토론회를 하고 규탄성명 발표 등 대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곽대훈(대구 달서갑 국회의원) 한국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총선을 앞두고 부산·경남(PK)에서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면서 “또다시 영남권 갈등을 부추기고 있어 정부가 균형 잡힌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부울경 민주당 정치권은 지난달 김해공항 확장을 반대하는 취지로 총리실에 검증을 요구했다. 또 ‘부산·울산·경남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과 부울경 광역단체장, 10여 명의 민주당 의원들은 최근 국회에서 대국민보고 대회를 개최하고 가덕도 신공항 건설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정부를 압박했다. 오거돈 부산시장도 “동남권 관문공항 입지는 국토부가 아닌 PK에서 정해야 한다”며 정부와 여권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등 가덕도 신공항 건설 공세가 잇따르고 있다.

대구 정치권 인사는 “부울경에서 지속해서 가덕도 신공항을 요구하면 정부가 영남권 관문공항으로 확정한 김해공항 확장마저 표류해 대구·경북이 손해를 볼 수 있다”면서 “영남권 관문공항은 부울경의 문제만이 아니어서 결코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권 신공항 문제는 2003년 12월 노무현 정부 시절 검토된 이후 백지화(2011년 3월)와 김해공항 확장(2016년 6월) 등을 거치는 동안 정치권에서 선거 때마다 단골 메뉴로 등장시켜 극심한 지역 갈등을 부추겼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도 2017년 대선 당시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공약했다. 또 총선과 지방선거 때마다 부산지역에서 ‘압승 카드’로 가덕도 신공항 건설 공약이 제시되기도 했다.

대구=박천학·부산=김기현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