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6000명이상 대학 대상
일각선 ‘사학 길들이기’ 우려도

교육부가 2021년까지 연세대와 고려대를 포함해 16개 대형 사립대에 대한 종합감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대상 대학들은 비위 적발 시 정부 재정지원사업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대학가가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본격적인 사학 감사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사학 길들이기’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흘러나오고 있다.

19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 주중으로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를 열고 사립대 혁신을 위한 종합감사를 실시하는 계획을 확정짓기로 했다. 앞으로 3년간 대형 사립대 16곳을 종합적으로 감사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여기에는 서울 주요 대학인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경희대 등도 포함돼 있다. 학생 수 6000명 이상, 단 한 번도 교육부의 종합감사를 받지 않은 대학이 기준이 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인력의 한계 등으로 종합감사는 보통 한 해 3개 대학 정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며 “체계적으로 대형 사립대부터 감사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선정된 대학들은 개교 이래 가장 강도 높은 감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종합감사는 회계감사나 특정사안 감사와 달리 학교법인 이사회 운영을 비롯해 대학 입시·학사·인사·예산·회계 등 학교 운영 전반을 감사하기 때문이다. 고려대의 경우 지난해 처음 회계감사를 받았지만 종합감사를 받은 적은 없었다. 당시 고려대는 회계감사 결과 교직원들이 유흥비나 퇴직자 선물 구입 등에 교비를 부당하게 사용한 사례가 대거 적발됐다.

그동안 교육부는 비리 의혹이 제기된 대학이나 학생 수 4000명 이상 대학을 대상으로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종합감사 대상을 정했지만 3년간 감사 대상을 한꺼번에 특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사립대 전체의 31.5%인 113곳이 교육부의 종합감사를 단 한 번도 받지 않았다. 교육부는 또 ‘솜방망이 처벌’ 논란을 빚어온 징계 기준도 연내 재정비할 계획이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