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말 ‘2.5%로 하향’검토중
글로벌IB들은 2.3%까지 낮춰
“하방리스크 심각”진단과 괴리

정부가 오는 6월 말 내놓을 예정인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현재 2.6∼2.7%인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 내외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 내외로 낮추는 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이고, 기존 전망치보다 불과 0.1%포인트 정도 낮은 수준이면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는 재정확대나 통화완화 정책을 쓸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17일 경제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등은 오는 6월 말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기 전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돌발 변수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 등은 모두 “6월 말 발표할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지난 14일 주요 연구기관장 간담회에서 “국내 경기와 관련해 투자와 수출이 부진하고 내수조차도 부침을 받고 있으며, 경기 하방 리스크(위험)도 점차 커지고 있어 대응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다”면서 “민간 설비투자나 건설투자도 부진해 하반기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민간 기업의 투자 애로 사항 해소 등 경제 활력 제고 대책과 산업 혁신 방안이 일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현재 2.6∼2.7%에서 2.5% 내외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경기 하방 리스크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진단과 성장률 전망치 사이의 정합성(整合性)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하는 9개 해외 투자은행(IB)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5월 말 기준)은 2.3%까지 떨어진 상태다.

일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16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대한민국의 경제력에 자신감을 가져도 좋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경제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내놓은 게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는다. 세종 관가에서는 “지난 3월 한국의 경제 상황에 대해 ‘긍정적 모멘텀(계기)이 있다’고 진단했다가 ‘제정신이냐’는 말까지 들었던 기재부가 또 헛발질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