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 대표 “혁신위원은 9명
총선 승리위해 박차 가할 것”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17일 주대환 ‘플랫폼 자유와 공화’ 공동 의장을 혁신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원회 구성에 전격 합의했다. 혁신위 구성을 둘러싼 바른미래당 당권파와 유승민계·안철수계 간 내홍이 접점을 찾으면서, 선거제도 개혁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촉발된 갈등으로 ‘한 지붕 두 가족’을 연상케 한 바른미래당이 안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 회의에서 논의 끝에) 주 의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 구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혁신위는 총 9명으로 구성하고 위원 인선은 혁신위원장과 최고위가 긴밀하게 협의하는 것으로 정했다”며 “당의 발전과 새로운 미래를 위해, 그리고 당의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승리를 위해 혁신위가 당 혁신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손 대표는 지난 15일 유승민계·안철수계 최고위원들과 비공개 만남을 갖고 입장 조율에 나섰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리에서 손 대표는 유승민계·안철수계가 주장하는 ‘정병국 혁신위원장 안’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주대환 혁신위원장 안’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손 대표는 혁신위가 다룰 의제와 혁신위 구성 등에 대해선 양보할 수 있다며 설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병국 혁신위원장 안’을 주장했던 유승민계 하태경 최고위원은 “한쪽이 양보하지 않으면 표결이 안 되는 상황이었고 큰 정치는 크게 양보하는 쪽에서 하는 것인 만큼 손 대표의 제안을 대승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이 어렵게 혁신위 구성에 합의했음에도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 바른정당 출신의 한 인사는 “지난주 주 의장을 한 시간가량 독대했는데 (유승민계·안철수계가 손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것과 달리) 손 대표를 바꿀 의지가 전혀 없었다”며 “(혁신위가 의제를 성역 없이 다룬다고는 하지만 손 대표가) ‘주대환 혁신위’에 권한을 상당 부분 실어준다고 해도 못 믿겠다”고 말했다.

주 의장은 옛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 출신으로 1979년 부마 항쟁 때 투옥되는 등 1980년대 노동운동에 투신한 재야 인사다.

주 의장은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죽산 조봉암 기념사업회 부회장을 지냈고, 지난 4월부터는 시민단체 ‘플랫폼 자유와 공화’ 공동의장을 맡아 왔다.

장병철·손고운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