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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O설립 100주년… 187개국 노사정 대표 한자리

“보장받던 기득권 집착 말고
근로조건 변화 등 인정해야

기업 투자위한 인센티브 제공
일자리 창출에 가장 큰 효과”

손경식(사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1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 참석, 노동시장 개혁과 기업 규제 혁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ILO는 설립 100주년을 맞아 187개국 노사정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일의 미래(The Future of Work)’를 주요 의제로 정해 오는 21일까지 제108차 총회를 열고 있다.

손 회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세계 실업자 수가 2억 명에 육박하는 등 각국이 경제성장 둔화와 일자리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며 “2030년까지 일자리 3억4400만 개가 창출돼야 한다는 ILO 연구 결과는 우리가 처한 상황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2018년 실업자가 2000년 이후 최대 규모인 107만3000명을 기록했고, 특히 청년실업률은 전체 실업률 3.8%의 2배를 넘는 9.5%에 달하는 등 미래세대의 구직난이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손 회장은 “노사정은 기존 제도권 안에서 보장받던 기득권과 익숙함에 집착하지 말고, 새롭게 나타나는 다양한 고용 형태와 비즈니스 환경 및 근로조건의 변화를 인정해야 한다”며 “이런 변화가 고용창출로 이어지게 하려면, 과거 고도성장 시기에 만들어진 획일적 노동규제를 유연하고 미래지향적으로 개혁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손 회장은 “ILO 보고서가 제안한 바와 같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분야에 투자를 촉진해야 한다”며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규제를 개선하고, 적극적 투자를 위한 인센티브를 마련하는 것이 세계 불평등과 빈곤 문제 해결의 핵심인 일자리 창출의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일자리 창출의 핵심 주체는 기업”이라며 “기업이 투자 확대를 통해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정책 지원과 규제 완화 등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게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또 “각국의 노사관계와 노동시장은 저마다 특수한 문화와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고, 일의 미래의 특징은 다양성과 자율성”이라며 “획일적 기준과 잣대가 아니라 각자의 고유한 상황에 가장 잘 부합하는 노동시장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상호존중하는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ILO 핵심협약 비준을 압박하는 유럽연합(EU)과 비준을 서두르고 있는 한국 정부의 상황을 반영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