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 ‘지르콘’ 모형도 스푸트니크뉴스 캡처

30분내 지구 전역 타격 가능
MD 시스템 무용지물 만들어

군사대국 미국·중국·러시아가 최첨단 무기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극초음속 미사일을 통해 앞서가는 모양새를 보이자 미국도 개발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더 네이션은 미국의 국방 전략이 근본적으로 다른 도전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과거 중동 국가에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면 이제는 군사적 경쟁자인 중국과 러시아를 더 의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미 국방부가 올해 발표한 미사일방어(MD) 정책에 따르면 미국은 중·러의 극초음속 순항미사일과 비행체를 MD의 새로운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과거 구 소련이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쏘아올려 미국에 위기감을 주었던 ‘스푸트니크 모멘트’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걱정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중·러의 극초음속 무기는 성능 면에서 미국을 앞지르고 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마하 5∼10 속도로 지구 전역을 30분 안에 타격할 수 있는 무기다. 빠른 속도로 인해 적의 MD 체계를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 러시아가 개발한 극초음속 크루즈미사일 ‘지르콘’(마하 8)과 ‘아방가르드’(마하 20), 공대지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킨잘’(마하 10)은 미국보다 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러시아는 이르면 2020년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역시 극초음속 무기 시험 발사에 성공하며 군사굴기를 과시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와 2017년에 각각 극초음속 비행체 ‘싱쿵(星空)-2호’(마하 6)와 극초음속 미사일 ‘둥펑(東風)-17’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마음이 급해진 미국은 과거 중단했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다시 나섰다. 미국은 2011년에 HVT2 팰컨, 2010년에 X51 웨이브 라이더 등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나섰다가 모두 초기 단계에서 중단한 바 있다. 지난 9일 워싱턴 타임스에 따르면 미 육군은 중·러에 대항해 극초음속 미사일을 5년 이내에 실전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새뮤얼 그리브스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청(MDA) 청장은 중·러의 극초음속 무기에 맞서고자 요격 미사일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0년 미 국방예산에는 극초음속 무기 증액에 약 26억 달러(3조800억 원)가 배정됐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