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카카오 직원들이 회사 측이 시행하는 뉴 크루 성장지원 프로그램에 참석, 서로 의견을 나누며 업무지식과 방향을 공유하고 있다. 카카오 제공

- ⑩ 카카오 ‘직원친화형 조직’ (끝)

매월 강연·토크쇼 형식 개최
급변하는 경영환경 능동 대처

‘Crew+kakao’ krew 개념
벽 허물고 공동체 의식 키워

대리·과장 대신 영어이름 호칭
대등하게 소통하는 수평문화
도서 구입비도 무제한 지원

매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에 있는 카카오 판교사옥에서는 눈에 띄는 외부 전문가 초청 행사가 열린다. 외부 강사를 초빙해 강연 또는 토크쇼 형태로 진행하는 ‘웨이브(WAVE)’와 기술 분야에 특화한 세션인 ‘기술공유 세션(tech-WAVE)’이 그것. 원하는 임직원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행사로 외부 전문가와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다. 임직원들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쑥쑥 성장할 수 있도록 트렌드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WAVE는 인문, 사회, 트렌드를 넘어 다앙한 주제로 열린다.

두 세션에 더해 내부 구성원의 전문지식과 노하우, 프로젝트의 경험을 공유하는 세션인 ‘Connecting Krew’도 빼놓지 않고 선보인다. 이는 내부의 우수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자산화하고 외부 전문가를 통한 자극과 적절하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임직원들의 반응은 매우 호의적이다. 한 직원은 “새로운 정보를 접하기에 좋고 맡은 업무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호기”라며 “업무뿐 아니라 일에서도 필요한 다양한 주제를 접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기술, 서비스 등 직군에 밀접한 세션에서 이해도를 높이기에 적합하다”고 손가락을 추켜세웠다.

모바일게임, 핀테크, 모빌리티까지 기존에 없던 생태계 구축에 빠른 행보를 보여온 카카오가 기업문화에서도 자기 주도적이며 자율적 문화, 성장 방식의 토대를 뿌리내리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세션 외에도 같은 목적을 위해 모인 구성원을 의미하는 크루(Crew)에 카카오(kakao)의 ‘k’를 합쳐 크루(krew)라고 이름 붙인 것이나 구성원들을 영어 이름으로 부르는 것 등은 설립 초기부터 지향해온 수평 문화, 공동체 의식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설립자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은 ‘브라이언’, 여민수 대표는 ‘메이슨’, 조수용 대표는 ‘션’으로 불린다. 단순한 호칭을 떠나 상대방과 나 사이에 암묵적으로 존재하는 수직적인 벽을 허물어뜨리자는 뜻을 담고 있다. 대리, 과장, 부장 등 직급으로 부르지 않고 영어 호칭을 쓰면 상대방의 연차, 나이를 모르고 의식하지 않아도 모두가 동등한 상태에서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는 데 착안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의 모바일 혁신 원동력은 크루들의 성장에 주안점을 둔 문화, 제도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카카오는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고 임직원이 주도적으로 선택해 성장할 수 있도록 여러 제도를 운용 중이다. 직무역량을 키우도록 기초지식부터 실제 업무에 도움을 주는 도서를 제한 없이 구매하도록 지원한다. 또 이를 토대로 업무, 관심 분야가 비슷한 다른 직원에게 도서를 추천하고 공유하는 북리뷰 플랫폼인 ‘크루의 서재’도 가동하고 있다. 한 직원은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크루들이 추천하니 믿음이 생기고 실질적으로 업무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사내 전문가들의 전문 지식을 익힐 수 있는 콘퍼런스, 사외교육, 전시 등 프로그램도 언제든 참석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다양한 경험과 업무에 도움이 되는 내용과 후기를 온·오프라인을 통해 모든 직원이 자발적으로 공유할 수 있게 지원한다. 최신 글로벌 지식을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해외 온라인 교육 강좌의 수강료를 지원한다. 해외네트워킹을 확대할 수 있는 해외 콘퍼런스 참관 시에도 등록 비용을 준다.

카카오의 생동감 넘치는 기업문화는 임직원이 업무를 자기 주도 아래 추진할 수 있도록 돕는 촉매다. 아주 작은 기능이라 해도 자기 생각이 수용되고 서비스에 실제 적용되는 다양한 경험이 곧 업무에 대한 주도성과 책임감을 지속해서 성장시킬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이런 과정을 통해 임직원이 CEO로 발돋움한 사례는 카카오만의 매력이기도 하다.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의 류영준 대표는 2011년 카카오에 입사해 보이스톡을 개발해 주목을 받았고 핀테크 사업을 제안하는 등 카카오페이 서비스를 이끌었다. 카카오 관계자는 “임직원의 성장은 카카오가 지닌 혁신 DNA를 이끌고 모바일 게임 산업의 지형을 바꿨다”며 “3초 만에 결제되는 매우 편리한 핀테크 플랫폼 구축과 함께 ‘대한민국 1등 모빌리티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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