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최은정, Brutopolis No2 부분, 194×391㎝, 캔버스 위에 오일, 2019. 수림문화재단 제공

‘수림미술상’ 최은정 개인전

“최은정 작가의 작품은 ‘익명의 풍경’을 닮았다. 도시설계 같기도 하고, 다채로운 도시 구조물이 나무나 식물들과 어우러져 비현실적인 정경 같다. 넘쳐나면서도 절제된 양상이 혼재한다.”

홍경한 미술평론가는 최 작가의 작품에서 받은 첫인상을 그렇게 표현했다. 최은정 작가의 개인전이 동대문구 홍릉로 수림아트센터에서 26일까지 열린다. 2018 수림미술상 수상작가 특별전이다. 전시에는 최 작가의 근작 20점이 전시되고 있다.

홍 평론가의 설명처럼 현란한 색상으로 표현된 그의 작품은 규정하기 어려운 사물들의 충돌과 혼재를 보여주는 듯하다. 사물들이 건축적인 구조와 함께 등장하는 화면 배치도 이채롭다. 작가는 “자신을 이루고 있는 주변의 일상과 기억의 편린들의 조합”이라고 말한다. 건축적 느낌의 배치는 전업작가로 나서기 전 설계사무소에 근무했던 것과 무관치 않다.

작가는 그 같은 ‘익명의 풍경’을 통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는 작가노트에 이렇게 적고 있다.

“나는 기계문명과 자연환경의 변화에 주목해 애매하게 보이는 도시 공간이나 기하학적 추상 위에 자연 구성물을 개입 또는 재조합시켜 왔다. 어떻게 보면 모순적이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풍경은 불완전한 인간의 욕망을 역설적으로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며 더 나아가 다른 차원에서 현실을 조망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구성하는 공간을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s)’라고 했다. 미셸 푸코가 고안한 개념인 헤테로토피아는 현실화된 유토피아 혹은 존재하는 장소이면서도 동시에 모든 장소의 바깥에 있는 곳을 일반적으로 의미한다.

수림문화재단은 최은정 작가를 2018 수림미술상 수상자로 선정하며 그의 작품에 대해 “건축학적 요소가 겸비된 독특한 표현 방식을 담고 있으며 커버 아트의 거장 로저 딘의 작품들과 영화 아바타의 이미지가 연상된다”고 평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