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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 맞아 시구… 6·25 화살머리 전투 참전용사 박동하 옹

“그쪽 사람들 약속 잘 안지키고
김위원장 마음도 쉽게 안변해”

북한서 1·4후퇴 때 홀로 월남
20일 훈련받고 佛대대에 배속
佛서 동성십자훈장 2개 받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통일이 되면 아마 왕이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 겁니다.”

6일 현충일을 맞아 키움 히어로즈 홈구장인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강원 철원군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에서 남북 공동 유해발굴을 준비 중인 현역 장교와 함께 6·25 참전용사 박동하(91·큰 사진 왼쪽) 씨가 시구·시타 행사에 참여했다.

박 씨는 7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 인민군은 젖먹이 때부터 김일성 일가가 먹여 살려 주는 것으로 세뇌 교육을 받아 충성심이 대단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 마음을 바꾸려고 애를 많이 쓰신다”면서 “하지만 그쪽 사람들이 약속을 지키는 일을 보지 못했고, 김 위원장 마음이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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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씨는 한국전쟁 최대 격전지인 화살머리고지 전투 참전자 중 몇 안 되는 생존 노병으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자문 역할을 해왔다. 그는 6·25전쟁 당시 프랑스대대에 배속된 ‘한국군 2중대’ 소속으로 프랑스 무공훈장인 동성십자훈장(작은 사진)을 2개나 받은 역전의 병사였다. 평안북도 평성 출신으로 1·4후퇴 때 홀로 월남한 박 씨는 당시 대구 3보충대 달성국민학교에서 딱 20일간 군사 훈련을 받고 미 2사단 예하 23연대 소속 프랑스대대에 배속됐다. 박 씨는 “병력 충원이 어렵게 되자, 프랑스 부대가 육군본부에 한국군 충원을 요청해 저는 갑작스레 프랑스대대에 배속됐다”고 말했다.

박 씨는 “프랑스군, 미 해병대도 점령하지 못한 강원 양구군 북방 931고지(능선 최고 봉우리) 전투에서 소대장과 제가 앞장서 고지를 탈환한 덕분에 2계급 특진과 함께 동성십자훈장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김화 전투에서도 전우들의 후퇴작전에 기여한 전공으로 1계급 특진과 함께 동성십자훈장을 추가했다. 4년여 군 복무 후 1955년 4월 일등중사(하사)로 전역한 박 씨는 “화살머리고지 전투에서 프랑스대대와 함께 싸우면서 한 번도 중공군에게 고지를 내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박 씨는 “우리나라 국방부와 육군본부는 전사(戰史) 기록에 없다며 프랑스가 인정해 준 제 무공훈장 공적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박 씨는 “130여 명이었던 한국군 2중대 생존자는 지금 대여섯 명에 불과하다”며 “다시는 전쟁이 없도록 국민과 정치 지도자들이 합심해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려면 군은 빈틈없는 안보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