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선 4월까지 벌써 5건
범죄 적발 건수도 다시 늘어

외교부의 해외 주재 외교관 징계 건수가 지난 3년 사이 급증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외교부의 공직기강 해이 지적이 계속되는 가운데 외교부는 이 같은 징계 증가가 ‘엄정한 조치’에 따른 것이란 입장이다.

30일 외교부 자료에 따르면 해외 공관 주재 외교관 징계 건수는 지난 2015년 2건에 그쳤지만 △2016년 9건 △2017년 11건 △2018년 14건으로 증가했다. 올해의 경우 지난 4월까지 이미 5건을 기록해 외교부 공직 기강 해이 논란이 계속되는 추세라면 지난해 징계 건수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도 전망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최근 소속 직원들의 비위행위에 대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대처하고 있다”며 “무관용 원칙에 따른 자체 감사 및 고발, 엄격한 징계 양정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 징계 건수는 이러한 엄정한 조치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외교부에선 재외공관장들의 비위 논란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정남재 주몽골 대사는 몽골인 비자 요건 완화 관련 의혹과 직원들에 대한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정 대사는 ‘조직적 음해’라며 해당 의혹들을 부인하고 있다. 김도현 주베트남 대사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위반 혐의와 직원에게 폭언을 했다는 등의 논란이 나와 외교부가 인사혁신처에 징계를 요청했다.

수사기관에 의해 통보된 해외 공관 주재 외교관의 범죄 행위도 늘었다. 지난 2015년 24건을 기록한 뒤 2016년(14건)과 2017년(15건)에는 감소 추세였지만, 지난해 다시 24건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실제 비위와 관계없는 것으로 확인되는 경우도 많지만, 재외 공관 업무에 대한 민원인들의 불만이 고소·고발로 이어지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외교부 관계자는 “2018년 수사기관으로부터 통보받은 24건의 내역을 보면 비위 혐의와 관련된 것은 3건”이라며 “다른 건은 정당한 업무처리임에도 민원인의 불만 제기로 고소 또는 고발돼 각하 처분을 받았던 사안 등”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성한(전 외교통상부 2차관)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은 “현재 청와대가 외교를 주도하는 상황에서, 주무부처인 외교부가 중심이 돼서 (외교를) 하던 때와 비교하면 업무에 임하는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며 “내부 직원과 외부 전문가가 함께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