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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1조6527억원 달해
건보 진료비 총액의 40%차지

‘文케어’로 보장성 확대 영향
상급병원 ‘환자쏠림’도 심화
“건보 재정 악화 우려” 지적도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가운데 노인 의료비는 이보다 훨씬 더 가파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기조 속에서 상급 병원 환자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1인당 의료비 지출이 크게 늘어난 탓으로 분석된다. 건보 재정의 세심한 관리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8년 건강보험주요통계’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건강보험 가입자가 연간 소모한 진료비는 2012년 16조3401억 원에서 지난해 31조6527억 원으로 6년 사이 약 93.7%, 즉 두 배가량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이들의 진료비가 전체 건강보험 적용 인구의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34.2%에서 40.8%로 늘면서 처음으로 40%를 넘었다. 이는 같은 기간 늘어난 65세 이상 건강보험 가입자 수에 비해 지나치게 가파른 상승세다. 65세 이상 건강보험 가입자는 2012년 546만8000명에서 지난해 709만2000명으로 29.7% 정도 늘었다.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됐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진료비 규모는 매우 빠르게 불어난 것이다.

고령화에 더해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추세 속에서 이들의 1인당 진료비 소모 역시 늘어났다. 65세 이상 인구의 1인당 월평균 진료비는 2012년 25만4605원에서 지난해 37만8657원으로 48.7%가량 늘었다. 건강보험의 보장 영역이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병원을 찾는 발길도 잦아진 셈이다.

상급 병원 쏠림 현상도 계속 심화되고 있다. 급여 적용이 확대된 만큼 환자 입장에서는 큰 병원이나 동네 병원이나 진료를 받을 때 내는 돈에 차이가 없는 경우가 늘다 보니 상급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아진 것이다.

지난해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이른바 ‘빅 5’ 병원에 지급된 건강보험 요양급여비는 3조97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7%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전체 의료기관 대비 빅 5 병원에 지급된 요양급여비의 비중 역시 2017년 7.8%에서 지난해 8.5%로 0.7%포인트 높아졌다. 전체 42개 상급종합병원에 지급된 요양급여비 총액 11조2022억 원 중에서 빅 5 병원이 차지한 비중은 35.5%에 달했다.

앞서 건보공단의 지난해 12월 기준 재정 부채비율은 당초 예상보다 1년 일찍 50% 수준에 도달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결산 기준으로 건보공단의 부채비율이 49.7%로 2017년 29.4%에서 20%포인트 넘게 급증했다. 지난해 9월 건보공단이 내놓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서 전망한 부채비율 40.8%에 비해 9%포인트가량 더 높아진 수치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