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정부세종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경硏, 성장률-지니계수 분석

1%상승때 최대 1.94%P 개선
소주성 역풍 논란속 결과 주목
성장률 영향 저소득층에 더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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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이 1% 높아지면 세금과 이전소득을 반영한 가처분소득(실소득) 기준 지니계수가 최대 1.94%포인트까지 낮아진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지니계수는 소득불평등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성장률 상승으로 경기가 좋아지면 불평등이 개선된다는 의미다. 가계의 임금과 소득을 늘리면 소비도 늘어나 경제성장이 이뤄지고 분배 효과도 따른다는 소득주도성장(소주성)이 최악의 ‘고용·분배 참사’ 논란을 낳고 있는 상황에서 주목되는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1분기 성장률이 전기대비 마이너스(-) 0.3%로 금융위기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보임에 따라 앞으로 소득 불평등도 역시 더 악화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30일 ‘경제성장이 지니계수로 본 소득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 분석’ 자료를 통해 1991년부터 2016년까지 국내 경제성장률과 지니계수를 살핀 결과, 반비례하는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지니계수는 0에서 1 사이의 값을 지니며, 0에 가까울수록 소득이 균등하고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는 것을 뜻한다. 한경연은 성장률이 1% 높아지면 가처분소득 지니계수는 최소 0.29%포인트에서 최대 1.94%포인트까지 개선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분석 기간 중 5년 단위로 파악한 결과, 성장률이 8.4%였던 1991~1995년은 가처분소득 지니계수가 0.25였으나 이후 성장률이 계속 하락하자 0.27, 0.28, 0.29 등으로 악화했다.

한경연은 성장률이 높아질 때 소득불평등도가 개선되는 이유로 성장률 등락의 영향이 저소득 임금계층에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제시했다. 경기불황 때 기업이 일차적으로 임금은 높지만, 해고비용이 큰 정규직보다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은 임시직 등의 고용을 줄인다는 것이다. 홍성일 한경연 경제정책팀장은 “거꾸로 경기가 호전되면 우선 임시직 근로자 고용을 늘린 후 경기 호황이 지속할 것이란 확신이 서면 새로 정규직 채용을 확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실증적으로 뒷받침하는 분석 결과로, 중위(중간 소득자 가구)소득 50% 이하 계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상대적 빈곤율의 경우 빈곤율이 1%포인트 높아지면 성장률을 0.27%포인트 낮추고, 성장률이 1%포인트 상승하면 상대적 빈곤율이 1.9%포인트 개선되는 효과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 창출실장은 “성장률 하락은 소득불평등도를 악화시키고 성장률 상승은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규제개혁에 속도를 내고 경직적인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바꿔 경영환경을 좋게 하면 불평등을 개선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경제계 관계자는 “(정부가) 경제성장의 파이를 키우면 분배문제를 오히려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는 데도 간과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