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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 중 80%에 해당
일부의원은 경선 지지 표명

친형 강제 입원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명(사진) 경기지사가 최근 재판 과정에서 탄원서에 서명한 의원 100명에게 일일이 감사 전화를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1심 무죄 후 이 지사가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염두에 두고 ‘몸풀기’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차기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 지사 지지 의사를 표명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등장하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1심 판결을 앞두고 이 지사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에 서명한 의원은 100명에 이른다. 민주당 의원 99명과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서명에 동참했다. 민주당 의원 128명 중 80% 가까이가 탄원서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박 의원은 “같은 당에 있던 시절 이 지사의 성남시장 선거 지원 유세를 하는 등 개인적 인연이 있어 참여했는데 내가 서명하면서 딱 100명이 됐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재판이 끝난 후 탄원서에 서명한 의원들에게 감사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화를 받은 한 의원은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인사를 전해 왔고 서로 덕담을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수사와 재판으로 활동 반경이 좁았던 이 지사가 내년 이후 차기 대선 행보를 생각하고 사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지사는 지난 16일 1심 무죄를 받은 이후 “지금까지 먼 길을 함께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서로 손 잡고 큰길로 함께 가시길 기원한다”고 말해 대선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는 관측을 낳았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1심 무죄 후 이 지사를 확실한 차기 대선 주자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이 지사가 출마한다면 다음에는 제대로 지원해 볼 생각”이라며 “이 같은 생각을 하는 의원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19대 대선 경선에서 이 지사를 지지했던 의원들은 물론 중립 지대에 있었거나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지원했던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런 말이 나오고 있다. 이 지사 측은 “(전화를 돌린 건) 특별한 의미는 없고 단순히 고마움의 표시”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당내에는 이 지사의 튀는 행보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도 적지 않다.

김병채·손우성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