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부동산세 대상과 세율을 무분별하게 확대해온 문재인 정부가 급기야 사립학교까지 영리(營利)단체 취급한다는 비판도 자초하고 있다. 서울지역 사립대학법인협의회는 19일 “이미 사립학교들은 점점 가중되는 재정 부담과 학령인구 급감으로 존폐를 걱정하는 상황”이라며 “교육기관을 영리법인과 같이 취급해 과세하겠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서를 행정안전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행안부가 지난 4월 19일 입법예고한 지방세법 시행령 개정안이 발효될 경우엔 국내 사립대의 종부세 부담만 해도 296억 원 더 늘기 때문이다. 비영리단체인 학교법인이 1995년 12월 31일 이전에 취득한 토지에 대해선 공익성을 인정한 분리과세로 0.2%의 단일 세율을 적용해왔으나, 개정안대로 분리과세 조항이 삭제되면 세율이 0.4%가 된다. 행안부는 “과세 형평성” 운운하지만, 군색한 변명으로 들릴 수밖에 없다. 교육부도 “학교법인 재정은 개인 이득이 아니라 교육에 재투자되는 돈인 만큼, 현행대로 분리과세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오죽하면 어느 사립대 관계자는 “가뜩이나 재정이 열악한 대학에 등록금을 10년 넘게 강제 동결시켜 놓고 이젠 세금 폭탄까지 떨어뜨리려 한다. 사립대는 다 죽으라는 소리”라고 항변했겠는가. 그런 종부세 폭탄에 직면한 것은 사립 초·중·고와 전문대도 마찬가지다.

개정안은 국제업무지역 내 미개발 토지와 활주로 녹지대 등 수익과 무관한 인천공항공사 땅에도 거액의 종부세를 추가 부과해, 공항 이용료 등에 전가되게도 했다. “부동산 가격 안정을 목적으로 도입한 종부세를 공익 기관·단체들에 대거 부담시키는 것은 ‘국고(國庫) 채우기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학계에서 개탄하는 이유다. 그런 종부세 폭탄은 입법예고 시한인 오는 29일 전에 철회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