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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산업인력공단 의혹 수사

국가시험 관리 부실 위험수위
‘부정행위와 전쟁’ 전면 착수

작년에도 조직 시험부정 적발
5년간 부정행위 243명 달해

공정성 논란 커지자 수사 확대
공단선 직원응시 3년치 조사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자격시험 관리 실태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확인되면서 대대적인 ‘수술’이 이뤄지지 않으면 시험 자체의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공단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번에 드러난 부정행위 유형을 보면 시험 문제 관리나 시험 감독, 부정행위 적발 시스템 등에서 총체적 부실을 드러내고 있어 문제점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치러진 차량기술사 필기시험의 경우 시험 문제 출제위원이 응시자에게 문제를 유출했으며 이용장·미용장 실기시험에서는 시험 현장 감독위원이 응시자에게 금품을 받고 합격 처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시험에 응시할 수 없는 공단 내부 직원이 무단으로 관련 자격증시험에 응시했다는 제보도 접수됐다.

공단이 부정행위와 관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내부 직원의 시험 응시 시도에 대해 최근 3년 간 전수조사를 벌인 것도 이 때문이다.

공단도 시험 감독 관리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내부의 도덕 불감증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지난 2년여 동안 내부에서 인지해 수사를 의뢰한 사건은 총 7건에 달했다. 김동만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곳곳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을 보니 도덕 불감증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사안마다 더욱 세밀하게 방지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최근 문제가 생긴 사안들은 공단 내부에서 인지해 수사를 먼저 의뢰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지난해에는 공단이 주관하는 국가기술자격인 전기기능장 실기 시험에서 출제위원, 관리위원, 학원장, 수험생, 인터넷 카페 운영자 등 70여 명이 가담한 조직적 부정행위가 이뤄져 관련자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된 바 있다. 울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부정행위를 한 피의자 74명을 붙잡아 그중 시험장 관리위원 A(61) 씨, 전기학원 원장 B(56) 씨, 전기기능장 인터넷 카페 운영자 C(46) 씨 등 3명을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했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부정합격 사례가 드러난다면 자격증 취득 자격을 박탈하는 등 일벌백계해야 한다”며 “기술에 대한 평가가 공정히 이뤄지도록 하고, 정부기관뿐 아니라 업체에서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국가기술자격시험 부정행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산업인력관리공단 자격시험 부정행위자는 총 243명으로 2014년 26명에서 지난해 9월 기준 81명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정보통신기기를 활용한 부정행위가 과거에 비해 크게 늘어 ‘첨단화’‘고도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2014년 단 2명이었던 정보통신기기 사용 부정행위자는 올해만 49명이 적발됐다. 이렇다 보니 공단은 부정행위를 근절하고자 ‘국가자격 혁신추진단’을 구성하고 시험운영 전반을 점검해 122개 개선 과제를 찾고 시험제도 개선에도 나섰다. 우선 공개 문제 종목을 전년 대비 50% 이상 늘려 시험문제 유출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고 발표했다.

김수민·서종민 기자 human8@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