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무역전쟁 갈수록 격화

척 슈머, 상무부에 조사 요청
정보기관 수장들이 직접 나서
기업들에 “中투자 위험”브리핑
구글, 화웨이와 일부 사업 중단

미국이 중국 국유 철도 차량 제조사의 국가 안보 위협 여부 조사를 검토하고, 자국 정보기술(IT)업체를 대상으로 중국 사업 위험성을 기밀 브리핑하는 등 중국에 대한 압박을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AP통신은 19일 민주당 상원 1인자인 척 슈머(뉴욕) 상원 원내대표가 미 상무부에 중국 국영 철도 차량 제조사인 중궈중처(CRRC)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에 대해 샅샅이 조사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상무부에 보낸 서한에서 “최근 전국적인 교통과 인프라 허브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감안할 때 상무부는 CRRC의 뉴욕 지하철 시스템과 관련한 제안이나 일을 철저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RRC는 미국 최대 지하철인 뉴욕 신형 지하철 차량 사업은 수주하지 못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로스앤젤레스와 시카고, 보스턴, 필라델피아 신형 지하철 차량 사업은 계약에 성공했다. 뉴욕 수주전 당시 CRRC는 신형 지하철 차량 개발에 5000만 달러(약 596억 원) 투자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CRRC는 최근에는 워싱턴DC 교통국과 5억 달러 계약을 추진하는 등 미국 철도 차량 시장을 장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중이다. 미 전문가들과 의회는 CRRC가 미국 철도 시스템에 사이버 간첩 행위나 사보타주를 가할 수 있는 기술을 심어놓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미 정보기관 수장들은 미국 기업을 상대로 중국 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연방수사국(FBI), 국가대정보안보센터(NCSC) 등과 함께 IT업체, 벤처 사업가, 교육기관 관계자들을 상대로 지난해 10월부터 중국 관련 기밀 브리핑을 했다고 보도했다. FT는 정보기관장들이 중국과의 사업 위험성을 설명하면서 브리핑 참석자들에게 중국의 사이버 공격 및 지적재산권 절도행위에 관한 기밀 정보까지 공개했으며,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브리핑이 상원 정보위원회 부위원장인 마크 워너(민주·버지니아) 의원과 마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 등 양당 의원들의 중개로 성사됐다고 전했다. 워너 부위원장은 FT에 “중국은 미국의 경쟁력, 영향력을 훼손하는 데 미국 기업 등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구글은 상무부의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기업 지정에 따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서비스 이전이 필요한 화웨이와의 사업을 중단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조치에 따라 화웨이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계(OS)에 대한 접근을 상실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화웨이가 중국 밖에서 향후 출시할 스마트폰도 구글 플레이 스토어나 G메일 등과 같은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