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20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류현진, 신시내티전 7이닝 무실점… 시즌 6승

31이닝 연속 무실점 쾌투
다승부문 내셔널리그 공동 1위
8개월만에 첫 원정경기 승리

절친 푸이그와 첫 대결 완승
“푸이그 병살 유도가 전환점”

류현진(32·LA 다저스)이 31이닝 연속 무실점 쾌투를 이어갔다. 류현진은 6승째(1패)를 거두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양대 리그 통틀어 평균자책점 1위로 올라섰다.

류현진은 20일 오전(한국시간) 오하이오주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동안 5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삼진은 5개를 낚았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1.72에서 1.52로 낮아졌다. 이날 경기 전까지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2위였던 류현진은 이로써 밀워키 브루어스의 잭 데이비스(1.54)를 끌어내리고 1위가 됐다. 다승 부문에서는 맥스 프리드(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잭 그레인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브랜던 우드러프(밀워키 브루어스)와 함께 내셔널리그 공동 선두를 형성했다.

다저스는 8-3으로 이겼고 류현진은 올 시즌 첫 원정경기에서 승수를 보탰다. 류현진이 원정경기에서 승리한 건 지난해 9월 29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6이닝 4안타 1실점) 이후 8개월 만이다.

류현진은 최근 5경기 연속으로 7이닝 이상을 던져 다저스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으며, 지난 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1회 실점한 이래 31이닝 연속 무실점 퍼레이드를 펼쳤다. 지역 일간지인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에 따르면 류현진의 31이닝 무실점은 다저스 역사에서 10위에 해당한다.

류현진은 7회까지 88개의 공을 던졌다. 포심 패스트볼, 투심 패스트볼 등 속구는 37개였고 컷 패스트볼 24개를 던졌다. 또 체인지업은 19개, 커브는 8개였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8회 초 러셀 마틴의 솔로홈런이 터져 5-0으로 달아나자 류현진을 대타 카일 갈릭으로 교체했다. 투구 수에 여유가 있었기에 지난 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 이어 완봉승을 노려볼 만했으나 로버츠 감독은 점수 차가 벌어지자 류현진을 쉬게 했다.

뛰어난 완급 조절, 절묘한 볼 배합, 탁월한 위기관리, 정교한 제구, 두둑한 배짱까지 류현진은 흠잡을 데가 없었다.

류현진은 5회까지 이닝마다 안타를 허용했지만,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6일 만의 등판 탓인지 1회 말 선두타자 닉 센젤에게 초구에 우전안타를 내줬다. 조이 보토를 삼진으로 처리했지만, 1루 주자 센젤의 도루를 허용했고, 에우헤니오 수아레스에게 볼넷을 내줬다. 1사 주자 1, 2루였지만 류현진은 다저스를 떠난 ‘절친’ 야시엘 푸이그를 2루수 방면 병살타로 유도했다.

그리고 7회까지 류현진은 순항했다. 6회와 7회는 삼자범퇴로 요리했고 특히 7회엔 3타자를 상대로 공 8개를 던졌다. 2회와 5회, 6회에 이날 가장 많은 15개의 공을 던졌다. 효율적인 투구 수 관리가 돋보였다.

이미지 크게보기 신시내티 레즈의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가 20일 오전(한국시간) 열린 LA 다저스와의 경기 도중 류현진의 파울 타구를 잡고 있다. AP연합뉴스

류현진은 다저스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절친’ 푸이그와의 첫 맞대결을 압도했다. 류현진은 4번 타자인 푸이그를 1회 병살타, 4회 유격수 앞 땅볼, 6회 투수 앞 땅볼로 아웃시켰다.

류현진과 푸이그는 다저스에서 6년 동안 우정을 나눴다. 쿠바에서 탈출한 푸이그는 류현진과 마찬가지로 2013년 다저스에서 데뷔했고, 지난 연말 팀을 옮겼다. 그러나 푸이그는 류현진과 달리 올 시즌 타율 0.206으로 부진하다.

류현진은 6회 초 2사 주자 만루에서 우익수 쪽 파울 라인 밖으로 타구를 보냈고, 신시내티 우익수인 푸이그는 관중석으로 향하는 공을 잡아냈다. 관중석 앞 벽에 왼팔이 부딪힌 푸이그는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고 8회 초 수비를 앞두고 교체됐다.

류현진은 경기 직후 “푸이그는 수비를 잘하는 선수”라며 “투수의 타구에는 그런 플레이(적극적인 수비)를 하지 말고,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1회에 구속이 떨어져 약간 흔들렸다”면서 “푸이그를 병살타로 유도한 게 (구위를 되찾는) 전환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이겼고 많은 이닝을 던진 게 마음에 든다”며 “특히 원정경기에서 실점하지 않은 건 좋은 징조”라고 말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