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홍남기(왼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주영(가운데) 한국노총 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류근중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洪부총리, 노조와 비공개 회동

50분간 면담불구 勞측 시큰둥
“일체 대화 없다 생색내기 면담
구체적 해결 의지 보이지 않아”

파업 이틀 앞 ‘발등의 불’인데
정부·지자체·노조간 대립 지속

이해찬 “준공영제 확대 나설 것”

버스 대란을 이틀 앞둔 13일 오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류근중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위원장과 만났지만 별다른 소득 없이 헤어졌다. 자동차노련 측은 이에 대해 홍 장관의 행보를 ‘보여주기식’ 정도로 판단하고 있어 버스 대란을 막기 위해 해결해야 할 숙제는 ‘산 넘어 산’인 상황이다. 정부와 각 지역 버스노조, 지방자치단체의 서로 다른 입장이 대립을 지속하는 가운데 ‘서민의 발’이 멈추는 날만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쯤 홍 부총리와 김 위원장, 류 위원장 3인은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나 50분가량 버스노조의 요구사항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버스 파업을 이틀 앞두고 이뤄진 만남인 만큼 당면한 문제에 대한 극적인 해결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당사자들 반응은 냉랭했다. 자동차노련 관계자는 “일체 대화에 나서지 않던 기획재정부가 파업을 이틀 앞두고 생색내기 수준으로 겨우 면담에 응한 것”이라며 “최대한 입장은 전달했지만 홍 부총리가 버스요금 인상카드만 다시 내밀고 정부 차원의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버스 파업이 현실화 직전까지 온 현재까지도 중앙정부와 지자체, 버스노조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0일 “이번 파업은 주 52시간제와 무관하게 임금 협상을 유리하게 진행하려는 목적을 띠고 있다”고 밝히는 등 정부 정책으로 인해 벌어진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현재 주 52시간제 미시행 지역 등은 지자체에서 버스요금을 인상해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노련은 버스 기사가 주 52시간을 초과해 근무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등 주 52시간제 도입 지역도 완전한 52시간 근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준공영제 미시행으로 사정이 더욱 열악한 다른 지역의 문제가 7월부터는 현실화될 예정인 만큼 정부가 해결을 더 미룰 수 없고, 버스요금 인상으로 국민에게 부담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각 지자체는 버스요금 인상에 난색을 표하며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기도는 다만 서울시와 함께 버스 요금을 올린다면 200원 정도 인상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서울시는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정부가 재정지원 역할 없이 버스요금 조정을 지방 사무로만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도 “정부가 요금인상을 주장하지만 시민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요금인상안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앞으로 전체적으로 대중교통 수단에 준공영제를 실시하는 쪽으로 당 정책 방향을 잡아야겠다”고 말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지방자치단체와 노사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내하며 꼭 합의안을 만들 것을 부탁한다”며 “요금 인상은 국민의 동의와 정서적 공감이 전제될 때 가능한 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최재규·박성훈·윤명진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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