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최고위 정족수 채워
바른정당계 3인은 여전히 불참

김관영 원내대표의 자진 사퇴 선언으로 바른미래당 내홍이 진정 국면을 맞으면서 마비 상태에 빠졌던 ‘손학규 대표 체제’도 재가동 수순에 돌입했다. 다만 국민의당 출신 최고위원들이 손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며 최고위원회 보이콧을 철회한 것과 달리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은 여전히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고 있어, 당분간 ‘반쪽 지도부’ 체제는 계속될 전망이다.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는 전체 9명의 최고위원 중 6명이 참석했다. 최고위원회의가 의결정족수(5명)를 채워 진행된 것은 2주일 만이다. 손 대표는 “김 원내대표의 (자진 사퇴) 결단으로 당내 혼란이 일단락됐다”며 “오늘 최고위원들이 많이 참석해줬는데, 의결정족수가 채워진 것뿐 아니라 많은 분이 참석해 당이 정상화된 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최고위는 4·3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바른정당계 최고위원 3인이 손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며 보이콧에 돌입한 데 이어, 권은희 정책위의장(당연직 최고위원)과 김수민 의원(청년최고위원)마저 지도부의 패스트트랙 강행 조치에 반발해 지난달 29일부터 회의에 불참하며 파행을 거듭해왔다. 권 의장과 김 의원은 이날부터 보이콧을 풀고 최고위에 복귀했다.

하지만 바른정당계 최고위원 3인은 이날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당 지도부가 완전히 제 자리를 찾기까지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이날 회의에 불참한 하태경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매일 상황이 바뀌기 때문에 다음 회의에도 ‘안 나간다’고 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최고위원들 사이에서 손 대표 체제를 바꿔야 한다는 인식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권 의장도 “손 대표가 비전과 혁신 방안을 보여줄 것을 요구한 13명의 정무직 당직자들을 일방적으로 면직했는데, 이런 일방적 인사는 (손 대표가 비판한)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과 차이가 없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장병철·손고운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