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허성무 창원시장이 처음으로 안식 휴가를 가는 보육교사 3명을 시장실로 초대해 격려한 뒤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창원시청 제공

- 창원시, 전국최초 ‘안식휴가제’

3년 이상 근속 1268명 대상자
실직 교사 일자리 제공 효과도

경남 창원시가 전국 최초로 어린이집 보육교사에게 5일간의 휴가를 주는 ‘안식 휴가제’를 도입해 현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창원시는 아이 돌봄 외에 부모 상담, 서류 작업 등으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는 보육교사들을 위해 ‘안식 휴가제’를 도입, 운영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보육교사 안식 휴가제는 유치원과 달리 방학이 없어 그동안 마음 편히 쉴 수 없었던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일을 대체할 인력을 지원, 5일의 안식 휴가를 보장하는 제도다.

전체 4495명의 창원 지역 보육교사 중 안식 휴가 대상은 재직 기간 3년 이상 근속자 1268명이다. 시는 대체교사 투입 예산으로 시비 5억7700만 원을 책정했다. 도입 첫 달인 지난달 3명의 보육교사가 휴가를 다녀왔고, 이달 17명이 휴가를 떠난다.

보육교사들은 그동안 과중한 업무 부담을 각종 수당으로 보상받아왔다. 안식 휴가제 도입은 이런 물질적 복지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정신적·육체적으로 교사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허성무 창원시장의 의지가 크게 반영된 결과다. 허 시장은 취임 후 ‘소통하는 사람 중심 도시’를 시정 주요 목표로 내세웠었다.

창원 지역 보육교사들은 허 시장의 안식 휴가제 도입을 환영하고 있다. 이 제도의 첫 번째 수혜자인 의창구 어린이집 보육교사 A(여·53) 씨는 “어린이집 교사들은 연차를 사용하거나 그마저도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안식 휴가제로 5일간 대체 교사가 지원돼 업무 공백 걱정 없이 휴가를 다녀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6년 차 보육교사인 B(여·27) 씨는 “안식 휴가 중에 대학 졸업 후 한 번도 같이 하지 못한 제주도 가족여행을 갈 생각”이라며 “아이들이 보고 싶겠지만, 휴가를 잘 마치고 돌아와 더욱 잘 돌볼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이 사업이 보육교사에게 휴가를 주고 저출산에 따른 민간어린이집 폐원으로 실직 상태인 교사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지역주도형 일자리 사업’으로 고용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창원시 어린이집 보육교사 안식 휴가는 창원시육아종합지원센터(055-287-1297)로 신청하면 된다.

허 시장은 “현장에서 만난 보육교사들은 낮은 보수와 높은 직무 스트레스, 보육 현장 내 다양한 갈등으로 체력적인 한계 상황에 놓여 있었다”며 “이번 제도 도입이 보육현장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재충전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창원=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