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할의 왕관’이란 뜻으로 물에 비친 건축물의 모습은 완벽한 대칭을 이룬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무덤으로 손꼽히기도 하며 하루 시간의 변화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는 신비로운 건축물이 있다. 바로 인도에서 번성했던 무굴 제국의 샤 자한 황제가 사랑하는 왕비의 죽음을 애도하며 건설한 ‘타지마할’이야기다.

세계 7대 불가사의 건축물로도 유명한 타지마할은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대한항공이 취항하는 인도 델리에서 편도 5시간 거리에 있다. 승무원으로 근무하는 중에 인도로 비행한 적은 서너 번도 되지 않을 정도여서 나에게도 익숙하지 않은 도시이다. 특히 델리로의 비행은 처음이다 보니 전날부터 미지의 도시로 떠나는 비행이 설？다. 간혹 델리에 다녀온 선후배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다녀오는 여정이 조금은 힘들지만 정말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하는 버킷 리스트 장소로 손색이 없다고 입을 모아 얘기하기도 한다.

타지마할은 지금으로부터 360년 전에 완공된 건축물로, 신비로운 외관과 완벽한 대칭의 조화로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빛과 모습을 드러낸다. 죽은 왕비를 향한 애틋한 사랑의 결과물이라는 데에서도 일반 관광객들의 발길을 끈다. 결국 22년간의 길고 긴 공사 기간과 엄청난 재정, 인력의 손실로 제국은 쇠락을 맞이한다. 가장 사랑했던 왕비에게 최고의 추모 궁전을 세워주겠다고 약속한 샤 자한 황제는 인생의 마지막을 타지마할이 보이는 유배지에서 보내게 된다. 그 덕분에 전 세계 관광객들은 세계에서 가장 미스터리하고 신비로운 건축물을 감상할 기회를 얻었지만 말이다.

인도는 힐링과 자아 성찰을 모티브로 한 여행지로, 한번 다녀오고 나면 묘한 끌림이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델리에서는 타지마할 외에도 갠지스강을 가볼 수 있다. 인도 사람들에게 갠지스강의 의미는 단순한 생활의 터전이 아닌, 삶과 죽음, 새로운 탄생을 의미하는 성스러운 곳이다. 그곳에서 어떤 이들은 낚시를 해서 먹거리를 마련하기도 하며 어떤 이들은 강의 물을 받아서 기도를 올리기도 한다. 어떤 이들은 천진하게 장난을 치며 강으로 뛰어들기도 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지구상에서 찾아보기 힘든 신비로운 어딘가에 잠시 들렀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어린 시절 책이나 엽서, TV를 통해서 보던 신비로운 도시 델리. 세계 7대 불가사의 건축물이 있고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풍경들, 어딘가의 호텔에서는 전 세계에서 가장 극진하고 정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신기한 곳. 그곳에 가서 인도인들의 문화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은 승무원이라는 직업이 내게 주는 작지만 큰, 고마운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대한항공 승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