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기준 시장 규모 111조원
매출늘면 비용도 느는 기형구조
“성장위한 투자…공격경영 계속”

이커머스 업계가 급속도로 몸집을 불려가고 있지만, 주요 업체들의 누적 적자도 4조 원대에 육박하면서 가격경쟁·물류서비스 확대를 통한 ‘출혈 경쟁’ 구조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쿠팡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 손실은 1조970억 원을 기록했다. 최근 몇 년 간 누적 적자는 3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위메프는 2011년 설립 이후 3700억 원 이상의 누적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티몬은 770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만 위메프는 390억 원, 티몬은 1254억 원, 11번가는 678억 원, 마켓컬리는 336억 원의 적자를 냈다. 이에 주요 업체들의 누적 적자가 4조 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간 ‘한국판 아마존’이라는 승자독식을 노린 시장점유율 확보 싸움이 ‘치킨 게임’을 방불케하면서 지난해 기준 전체 시장 규모는 111조 원(거래액)을 넘어섰다. 그러나 이커머스 시장 구조 자체가 기형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쿠팡은 소프트뱅크를 통해 2014년 10억 달러(약 1조1600억 원), 지난해 소프트뱅크비전펀드를 통해 추가로 20억 달러를 투자받았으나 매출 규모가 커지면 직매입 물류비용 등도 같이 늘어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투자금 소진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온라인과 오프라인 업체 간 경계 없이 가격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유통업계에서 유례없는 일”이라면서 “적자를 감수한 무모한 가격 전쟁 구조가 언제까지 가능할 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로켓배송 상품 품목 수가 지난해 초 200만 여종에서 현재 520만 여종까지 증가하는 등 다른 곳과 비교할 수 없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영업 손실은 성장을 위한 투자 확대에 따른 것으로, 공격적인 투자 강화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현진·송정은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