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본격화땐 반도체 ‘호재’

5세대(G) 이동통신용 휴대전화에 탑재되는 반도체 가격이 LTE폰의 2배 가까이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대규모 데이터가 오가는 5G폰에서 안정적인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효율이 높은 부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5G가 본격 도입될 경우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제2의 ‘슈퍼 사이클(초호황)’이 올 것이란 전망에도 무게가 실린다.

30일 업계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등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인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플래그십 LTE폰과 5G폰에 탑재되는 전체 반도체 가격을 비교한 결과 1.85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모바일용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기존 LTE폰에 탑재되는 것은 올해 기준으로 평균 59.6달러(약 6만9200원)이지만 5G폰은 85.4달러(9만9200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디지털통신에 필요한 모뎀칩(BP·베이스밴드 프로세서)과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각각 15.5달러에서 33.4달러, 27.5달러에서 55.6달러로 모두 2배 수준으로 비싸진다. 이를 포함해 다른 내장 반도체까지 모두 합치면 LTE폰에 탑재되는 반도체의 가격은 평균 126.1달러(14만6400원)이나 5G폰의 경우 233.9달러(27만1600원)에 달해 약 85% 높아진다고 JP모건은 추산했다.

이 같은 가격 상승분에 5G폰의 글로벌 보급 전망치를 반영하면 5G폰 도입에 따른 반도체 산업의 추가 수익은 올해 5억4000만 달러(6200억 원)에서 내년 59억9000만 달러(6조9500억 원), 오는 2021년 141억3000만 달러(16조4000억 원)로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5G 도입은 스마트폰은 물론 자율주행, 원격의료 등 많은 분야에 적용되고, 이는 결국 반도체 시장의 슈퍼사이클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특히 단기적으로는 이동통신 분야에서 수요가 가장 많아 모바일 반도체 시장에 가장 큰 호재”라고 말했다.

특히 휴대전화용 반도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모바일 메모리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각각 점유율 1, 2위를 차지하고 있어 ‘반도체 코리아’의 지배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가 개발과 양산에서 경쟁 기업에 한걸음 앞서 있는 만큼 5G 시대에도 국내 기업들의 모바일 메모리 시장 주도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