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올해 첫 수주 등
유가상승따른 여건 호전에도

美 셰일오일 증산 등 가능성
조선사는 여전히 ‘신중모드’

올해 들어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중공업이 최근 올해 첫 해양플랜트 수주에 성공하면서 그동안 꽁꽁 얼어붙었던 해양플랜트 사업에 봄바람이 솔솔 불고 있다. 하지만 유가 상승에 대해선 아직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라 조선업계는 좀 더 시장 추이를 지켜보면서 조심스럽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29일 조선과 정유업계에 따르면 올해 유가는 계속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주요 원유 수출국 가운데 한 곳인 이란에 대해 경제 제제를 강화함에 따라 유가는 더욱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의 경우 지난 1월 1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종가 기준으로 배럴당 45.41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후 꾸준히 올라 4월 23일에는 66.30달러까지 올랐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두 개입으로 인해 다소 주춤거리는 모습이지만 당분간 현 60달러대는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가는 해양플랜트 사업의 가장 큰 변수다. 해양플랜트는 해저에 매장된 석유, 가스 등을 탐사·시추·발굴·생산하는 시설로, 석유회사들의 해저유전 개발사업의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0~50달러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중공업은 최근 올해 첫 해양플랜트 수주(1조 1040억 원 규모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에 성공했다. 조선 빅 3에선 지난해 10월 현대중공업 이후 처음이며, 삼성중공업 자체로도 2년 만의 해양플랜트 수주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발주가 유력한 해양플랜트는 사우디 아람코 마르잔 프로젝트 등 총 5건이다.

하지만 조선회사들은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유가 상승 추세가 지속할지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관리청(EIA)은 올해 초 △미국 셰일오일 증산 가능성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 조짐 등을 근거로 유가가 좌하향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더욱이 유가 상승 억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한 점도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다. 한 조선회사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사업이 호황일 때 사업을 너무 많이 벌이는 바람에 현재도 인력을 남아도는 등 뒷수습을 못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을 보아가며 조심스럽게 접근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