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협정 마무리 시사
내달 말 정상간 서명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만간 워싱턴 DC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이 오는 5월 초 무역협상을 타결하고 이르면 5월 말 정상 간 협정에 서명하는 것으로 무역 분쟁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백악관에서 열린 ‘자녀와 직장에 가는 날’ 행사에서 기자들에게 “26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매우 중요한 회담을 하기 위해 방문한다”며 “중국에서는 시 주석이 조만간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우리에게 좋은 거래가 아니라면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며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미뤄온 것을 고려할 때 미·중 무역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단이 5월 8일 워싱턴 DC를 방문하는 일정을 감안하면 류 부총리 방미 기간에 양국 무역 협상이 타결되고 미·중 정상회담 일정이 발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미국 백악관은 지난 24일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단이 오는 30일과 내달 8일 각각 중국 베이징(北京)과 미국 워싱턴 DC에서 고위급 대면 협상을 이어간다고 발표했다. 백악관은 “다음 주 논의 주제는 지식재산권, 기술이전 강요, 비관세 장벽, 농업, 서비스, 구매, 집행을 포함한 무역 이슈들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국은 지난해 미국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와 중국의 보복 관세 부과 등 무역 전쟁에 들어갔다가 12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90일 관세 부과 유예기간을 두고 논의를 진행하기로 하면서 무역 협상을 벌여왔다. 양국은 1월 말 고위급 접촉에 이어 2월 중순 베이징과 워싱턴을 오가며 2·3차 고위급 협상을 벌였으나 유예기간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양국은 유예기간을 연장하고 3월 말에는 베이징에서, 4월 초에는 워싱턴에서 4·5차 고위급 협상을 이어갔다. 양국은 △외국기업에 대한 중국의 기술이전 강요 △사이버 절도 △지식재산권 침해 △중국의 환율조작 방지 △무역 비관세 장벽 △서비스시장 개방 등의 사안을 놓고 막바지 협상 중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경제 상황에 대해 “우리 경제는 아마도 이전에는 없었던 수준”이라며 “전 세계는 우리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