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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NBC서 새 앨범 첫 무대
블랙핑크, CBS서 신곡 선보여

시청자 반응에 예민한 방송사들
팬덤 확인 뒤 격 높여 K-팝 대우

K-팝 가수들의 ‘컴백’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지상파 3사 가요프로그램을 통해 신곡을 첫 공개하며 활동을 재개했던 것과 달리 미국 유명 프로그램이나 시상식 등을 컴백 무대로 삼는 사례가 늘었다. 글로벌 음악계의 허브이자 규모 1위를 자랑하는 미국 팝시장이 K-팝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는 방증이다.

방탄소년단(BTS)은 새 앨범 ‘맵 오브 더 솔:페르소나’의 타이틀 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의 첫 무대를 13일(현지시간) 미국 지상파 NBC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에서 선보였다. 지난해 5월에도 ‘페이크 러브’를 발표하며 ‘빌보드 뮤직어워즈’를 컴백 무대로 삼았다. 18일에는 그룹 NCT127이 미국 지상파 ABC ‘굿모닝 아메리카’(사진)에서 다음 달 발표하는 새 앨범의 타이틀 곡 ‘슈퍼휴먼’을 처음 불렀고, 23일에는 미국 FOX5 ‘굿데이 뉴욕’ 생방송에 출연해 신보를 소개했다. K-팝 걸그룹 중 빌보드 차트 최고 성적을 기록한 블랙핑크는 19일 미국 CBS ‘더 레이트 레이트 쇼 위드 제임스 코든’에 출연해 신곡 ‘킬 디스 러브’를 발표했다.

K-팝 그룹들은 어떤 경로를 통해 내로라하는 미국 유명 프로그램에 입성한 것 일까. 홍보 차원에서 각 소속사가 먼저 요청했을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K-팝의 위상이 달라지며 제작진이 먼저 ‘출연해달라’고 러브콜을 보내는 사례가 늘었다.

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너무 많은 제안을 받고 있으나 우리가 원하는 컴백 무대나 콘셉트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거절하는 경우가 많다”며 “신곡을 처음 소개하는 자리의 중요성이 크기 때문에 어떤 형태의 컴백 무대를 선택할 지 여부는 여러 제안을 받은 후 다양한 논의를 통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팬들의 요청이 맺은 결실이라 볼 수도 있다. 국내 TV나 라디오 프로그램 제작진이 시청자나 청취자의 의견을 듣듯, 해외 프로그램 제작진도 대중의 반응을 살핀다. 섭외나 선곡 요청이 많은 스타를 초대하거나 그들의 노래를 내보낼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BTS의 공식 팬클럽인 아미를 비롯해 여러 K-팝 그룹의 글로벌 팬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고정 팬덤을 형성한 것이 주효한 셈이다.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해외 지사를 통해 현지 방송사의 섭외 요청을 받거나 우리가 제안하기도 한다”며 “몇 년 사이 K-팝 그룹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