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정상회담 의제는

러도 극동개발 수행원들 포진
北, 제재회피 방안 요청할수도

25일 개최되는 북·러 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 방법론보다는 양국 간 경제 협력 강화와 북한의 대북 제재 회피 방안이 주된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한 의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고되기도 했지만 원론적 수준의 논의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24일 대북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고 있는 양측 수행단 면면과 그간의 동향을 볼 때 경제 협력 방안이 주된 의제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수행하는 인사들로 김평해·오수용 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리영길 인민군 총참모장 등을 적시했다. 또 전날 러시아 타스 통신은 유리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을 비롯해 교통장관, 극동개발부 장관, 철도공사 사장 등이 이번 회담에 참석한다고 보도했다.

김·오 부위원장 등은 지난 2월 말 베트남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당시에도 김 위원장을 수행하며 할롱베이·하이퐁에서 경제 시찰을 한 인물들이다. 따라서 이번에 블라디보스토크에서도 이들은 경제 협력 관련 의제에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측에도 극동 개발 관련 수행원들이 포진하고 있다. 또 러시아는 그동안 북극권 항로 및 경제개발 등 일본과도 극동 개발을 타진해 왔다. 따라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나진-하산 프로젝트’ 추진 등 양측 간 경제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김 위원장은 미국의 대북 제재 유지 입장에 따라 러시아 측에 제재 완화 지지 및 제재 회피 방안을 요청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편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은 이날 “(북·러) 정상회담은 한반도 핵 문제에 대한 정치적, 외교적 해법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비핵화 의제에 관한 논의는 큰 의미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이번 회담에서는 ‘비핵화를 지지한다’는 원론적 수준의 논의가 이뤄질 뿐, 비핵화 방법론 등 진전을 위한 합의나 발표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