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원유’ 예외중단 발표
폼페이오 “최대압박 지속”

이란 “호르무즈해협 봉쇄”
‘최대수입국’ 중국도 반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선두로 행정부 주요 인사들이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예외 조치 중단을 발표하면서 ‘나쁜 합의는 없다’ ‘비핵화 때까지 제재는 지속된다’는 비핵화 협상 원칙을 분명히 했다. 이는 이란과 함께 핵 협상 대상에 오른 북한에 대해서도 간접적인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트위터에 “이란은 존 케리(전 국무부 장관)와 그가 미국을 매우 나쁜 이란 핵 합의로 이끌도록 도운 인사들에게서 아주 나쁜 조언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5년 체결된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가 비핵화가 아닌 핵 동결에 합의한 ‘나쁜 합의’라고 비난하며 지난해 5월 탈퇴를 선언했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은 같은 날 한국 등 8개국에 대한 이란산 원유수입 금지 예외조치 중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우리는 이란 지도자들이 그들의 파괴적인 행동을 바꾸고 이란 국민의 권리를 존중하며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때까지 이란 정권에 대한 최대 압박을 지속적으로 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트위터에 “이란 정권은 지금 행동을 바꾸지 않으면 계속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부패한 이란 정부의 최대 수입원인 원유 수출에 대해 예외 제로(0)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일련의 발언 속에는 이란은 물론 북한에도 ‘미국이 추진하는 핵 협상의 지향점은 완전한 비핵화’라는 통첩성 경고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비핵화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한 경제적 제재가 지속되며 더 강화될 수도 있다는 압박도 읽힌다. 갈 길이 먼 북핵 문제 해결에도 그리 우호적인 환경은 아니다. 이란 원유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 미국의 일방적 제재를 따를 수 없다고 강력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날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미국의 일방적 제재를 일관되게 반대한다”며 “중국과 이란의 협력은 공개적이고 투명하며 합리적, 합법적인 것으로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당사자인 이란은 세계 원유수송량의 3분의 1이 지나는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겠다고 경고했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