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美 아르곤 연구진 초청
울산, 제염·용융 등 전문가육성
경북, 원전 해체 교육과정 개설

정부가 노후화한 원전을 안전하게 해체하기 위해 국내 처음으로 원전해체연구소 설립 지역을 확정하면서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후속 사업으로 원전 해체 인력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해체산업의 중추 역할을 할 원전해체연구소(경수로)는 부산·울산 접경지역에, 해체기술원(중수로)은 경북 경주시에 오는 2021년까지 분산 설립된다. 정부는 원전 1기 해체에 약 1000명의 인력이 필요하며 경제 유발효과는 7500억 원 정도로 추산했다.

23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부산시는 부산대와 함께 올해부터 원전 해체 경험이 있는 미국 아르곤 연구소 연구진을 초청해 기업인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연간 20명씩 교육할 계획이다. 부산대 등에는 ‘원전해체엔지니어링’ 학과도 신설된다. 부산시는 실무 인력 육성을 위해 경남공고에 원전 해체 관련 방과 후 과정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울산시도 원자력공학부가 있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울산대 등을 중심으로 원전해체에 필수인 제염, 용융, 절단, 폐기물 처리, 환경복원 분야 전문 인력 육성에 나서기로 했다. 시는 지역에만 원전해체와 관련한 기업이 2000여 개가 있는 장점을 살려 이들 기업을 한 곳에 집적화해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지역 5개 대학을 대상으로 수요자 맞춤형 원전 해체 교육프로그램을 개설하기로 했다. 포스텍에는 폐기물처리, 위덕대는 원전제어,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방사선 활용 등으로, 대학 간 학점 교류제도도 도입할 방침이다. 또 울진 원자력마이스터고와 경주 원전현장인력양성원을 중심으로 원전 해체 기능 인력도 육성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부산대, UNIST, 부산·울산·경북의 각 테크노파크 등은 원전 관련 기관과 협력해 원전 중소기업의 경력자를 대상으로 해체 관련 전환 교육도 할 계획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원전 해체 인력 양성은 해외 원전 해체 시장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는 총 30기(건설 중인 원전 6기 포함)의 원전이 있으며 이 가운데 폐쇄된 고리 원전 1호기를 포함해 2030년까지 12기가 설계 수명이 끝난다.

안동=박천학·부산=김기현·울산=곽시열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