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블룸버그 기자가 테스트 이틀 만에 화면이 부서져 이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고 주장하면서 올린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의 사진. 뉴시스

리뷰용으로 사전 제공한 제품
WSJ 칼럼니스트 ‘조롱’ 논란

삼성전자의 첫 폴더블폰(접히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둘러싼 리뷰 논란에는 정보기술(IT)산업의 주도권을 내줄 수 없다는 미국 언론의 견제가 작용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공식 출시를 앞두고 미국과 영국 언론인, 인플루언서(영향력 있는 사람) 수십 명에게 갤럭시 폴드를 리뷰용으로 사전 제공했다.

문제가 불거진 제품은 미국 측에 제공된 4대다. 이 중 리뷰 논란에 불을 지른 것은 조애너 스턴 월스트리트저널(WSJ) IT 칼럼니스트다. 스턴은 유튜브에 올린 3분 2초짜리 영상에서 핫도그에 빗대 폴드 사이에 소시지를 넣으면서 화면 결함 문제를 원색적으로 다뤘다. 이는 비판보다는 비난과 조롱에 가까워 논란을 키웠다.

이 영상은 이날 9시 현재 61만 회가량 조회됐으나 공감(1만 건)보다 비공감(2만4000건)이 두 배나 웃돌면서 ‘저급하다’ ‘전문성이 결여됐다’ ‘최악의 리뷰’ ‘저널리즘이 실종됐다.’ 등 부정적인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여론이 악화하자 스턴은 2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폰에 핫도그를 넣어 많은 사람을 불쾌하게 만든 것 같다”며 “내 의도는 갤럭시 폴드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사과글을 게재했다. 앞서 스턴은 지난 2014년 삼성전자 전략폰 갤럭시S5 출시 당시에도 S5 후면을 일회용 반창고와 비교하는 사진을 트위터에 게시해 ‘밴드에이드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시제품이 풀린 영국, 중국 등과 달리 미국 언론만 혹평을 쏟아낸 것은 삼성전자의 첫 폴더블폰 ‘흠집 내기’라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 언론들이 세계 최초 5G폰에 이어 폴더블폰을 내놓는 삼성전자에 밀려 IT산업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에 ‘삼성 때리기’에 일제히 나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