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법 시행령 입법예고
보험설계사 등 안전조치 마련

앞으로 농도 1% 이상의 황산 등 위험물질을 다루는 설비를 개조하거나 철거하는 작업을 사내 하청(도급)을 줄 경우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골프장 경기보조원(캐디) 등 특수고용(특고)근로자 9개 직종에 대한 안전·보건 조치도 마련된다.

고용노동부는 22일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시행규칙, 산업안전보건 기준에 관한 규칙, 취업제한에 관한 규칙 등 4개 하위법령 개정안을 40일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1월에 산업안전보건법을 28년 만에 모두 개정하면서 대표이사·가맹본부·건설공사 발주자 등의 책임 강화, 특고 등에 대한 보호조치, 도급인의 책임 강화 및 위험작업의 도급 제한 등 내용을 담았다. 이번 하위법령 개정안은 이를 구체화했다. 임서정 고용부 차관은 “개정하는 하위법령 외에도 물질안전보건자료에 관한 기준 등 72개 고시·지침의 개정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입법안을 보면, 화학물질에 장시간 노출된 데 따른 직업병을 예방하기 위해 도금 작업의 사내도급을 금지하기로 했다. 하위법령은 이를 농도 1% 이상의 황산·불산·질산·염산 취급 설비를 개조·분해·해체·철거하는 작업 등으로 한정했다. 보호되는 특고의 범위는 법 시행 초기인 점 등을 고려해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직종 9개와 같게 했다. 보험설계사, 건설기계 운전사, 학습지 교사, 골프장 경기보조원, 택배원, 퀵서비스 기사, 대출모집인, 신용카드모집인, 대리운전기사다.

제조업 등의 경우 상시 근로자 수가 500명 이상인 회사, 건설업의 경우 시공능력평가액 순위 1000대 회사의 대표이사는 회사 차원의 안전·보건경영방침 등을 포함해 안전·보건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개정 전 법은 대표이사·가맹본부·발주자는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영향력을 지니고 있었지만, 산재예방 의무는 없었다. 개정법이 도급인 책임이 사업장의 모든 장소로 확대된 점을 고려해 사업장 외부의 도급인 책임장소는 현재처럼 추락·질식·화재·폭발·붕괴 등의 위험이 있는 22개 장소로 유지하기로 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