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사이즈’ 중국 장강 한가운데로… 크루즈 타고 ‘세 개의 협곡’ 훑는다[박경일기자의 여행]](http://image.munhwa.com/gen_thumb/202405/2024050201032412048001_300.jpg?v=20240502232658)
이미지 크게보기추억 은은한 담묵의 풍경은 멀리 보이는 깃발 너머의 그리움을 추억하게 한다. 2019년 작. 김영화 화백
1990년대 중·후반 미국을 방문했을 때다. TV를 켜면 어린이들이 타이거 우즈를 쫓아가며 “I’am Tiger Woods!”를 외치는 광고가 나왔다. 우즈는 이미 아마추어 시절부터 미국을 대표하는 골프선수였고, 스타성까지 갖췄다. 두 살 때 골프 신동으로 마이크 더글러스 쇼에 출연했고, 세 살 때 9홀을 돌면서 48오버파를 기록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1996년 프로 데뷔 후 우즈 독주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10년 전 터진 스캔들로 그의 명성과 기량은 끝나는 듯했다. 실제 스캔들 이후 우즈는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이빨 빠진 호랑이’란 조롱도 쏟아졌다. 그러나 우즈는 보란 듯이 지난 15일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부활했고, 세상은 열광했다.
이토록 우즈에게 빠져드는 이유는 뭘까. 다 끝난 것 같았던 실패한 삶에서 다시 “I’am Tiger Woods!”를 외치는 시절로 부활했기 때문이다. 잘 달리는 선수보다는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나 뛰는 선수에게 우리는 힘찬 박수를 보낸다. 노력을 이기는 재능은 없다. 흘린 땀만큼 결과가 나오는 법이다. 만약 우즈가 10년 전의 패배에 머물러 있었다면 지금의 영광은 없었을 것이다. 그는 이번 우승을 위해 평소보다도 몇 배 더 연습하고 땀을 흘렸다. 이로 인해 마스터스 5승, 메이저대회 15승, PGA투어 통산 81승을 채웠다. 마스터스 1승, 메이저대회 3승, 그리고 PGA투어 1승을 더하면 그는 역대 최다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최근 한국을 대표하는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빌보드 차트 1위는 물론 한국, 영국, 일본 차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2015년 5월에 서원밸리 그린콘서트에 BTS가 출연했을 때만 해도 일반인들은 그 이름과 노래가 낯설었다. 하지만 콘서트 날 BTS가 무대에서 보여준 퍼포먼스, 그리고 노래에 모든 관객은 열광했다. 방송인 박미선 씨는 “대단하다. 멋있다. 월드클래스 퍼포먼스, 노래 실력이다”라고 극찬했다. 그린콘서트 출연 이후 BTS는 월드 스타로 급상승했고 지금은 그 어렵다는 빌보드 차트에 한국인 최초로 3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지금도 많은 사람이 서원밸리 골프장에서 BTS를 볼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고 있다. 지금의 BTS가 있기까지 흘린 땀과 열정은 정말 남다르다. 특히 이들 멤버는 서울 출신이 단 한 명도 없다. 지방 출신들로 뭉쳐 영국의 국가대표 비틀스와 ‘같은 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위대함엔 반드시 고통이 수반한다. 요즘 가장 핫한 우즈와 BTS 사이에는 한계를 뛰어넘는 노력과 고통을 극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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