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서 공수처 기소권 등 다뤄
당론 표결 시도에 반대파 저지
평화당 통합 놓고도 진통 거듭

바른미래당이 18일 의원총회를 열고 선거제도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여부를 논의했으나 찬성파와 반대파가 정면 충돌하면서 진통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민주평화당과의 통합, 손학규 대표의 거취 문제를 놓고 계파 간 고성과 막말이 난무해 의총 현장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공수처에 제한적으로 기소권을 부여하는 협상안을 의원들에게 설명했다. 당 관계자는 “공수처가 판사와 검사, 경찰을 수사할 때만 예외적으로 기소권을 갖도록 하는 협상안을 여당 측이 제시했다”며 “우리 당이 제안한 ‘기소권 없는 공수처’ 방안을 여당이 95%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표결에 부쳐 과반수 찬성이면 당론으로 결정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승민·이혜훈 의원은 “과반 표결에 반대한다”고 맞섰다. 유 의원은 “오늘은 협상 결과만 보고하고 의결은 추후 다시 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화당과의 통합, 손 대표 거취 문제를 놓고도 격한 충돌이 이어졌다. 지상욱 의원은 의총이 시작되자마자 “언론 보도(문화일보 4월 17일자 8면 참조)에 대해 손 대표가 공개적으로 답변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 의원은 “평화당과의 통합, 제3지대 신당 창당은 절대 안 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유의동 의원은 “변화의 동기를 찾기 위해 당의 리더십 교체가 필요하다”며 손 대표 사퇴를 촉구했다.

손 대표는 “당 혼란에 대해 죄송하다. 여러 정계개편설이 있지만 거대 양당 체제 극복이 중요하다”며 확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화당과의 통합을 주장하는 박주선 의원은 “제3지대에서 빅텐트를 치도록 바른미래당이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손 대표를 ‘찌질이’ 등으로 불러 당원권 1년 정지 징계처분을 받은 이언주 의원은 이날 의총장 입장이 거부되자 “이러려고 당원권을 정지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입장을 막는 당직자들과 몸싸움을 벌이다 뒤늦게 도착한 이혜훈 의원이 회의장에 들어가는 틈을 이용해 입장했다.

김윤희·장병철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