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교육감賞 김강

공인경 선생님께. 선생님을 처음 만났을 때 꼬꼬마 1학년이었던 저는 벌써 6학년이 되었답니다. 모든 1학년에게 첫 선생님은 특별했겠지만, 저에게 선생님은 더욱더 특별하신 선생님이랍니다.

사실 저는 체육관에서의 입학식이 끝나고 교실에 들어갔는데 유치원 선생님들과는 달리 연세도 많으시고 잘 웃지도 않으셔서 조금은 실망했었어요. 하지만 엄마께서 “담임 선생님께서는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신 경력도 많고 훌륭하신 분이야, 곧 학교생활이 재미있어질 거야”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곧 그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공부시간에 우리가 지루해하면 웃긴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는데 그중에서 콧물 흘린 사자 이야기는 지금 생각해도 웃겨요. 그리고 급식시간에는 생선 뼈도 발라주셨고, 특히 동화책을 실감 나게 읽어주셔서 점점 1학년 생활이 정말 재미있어졌어요.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은 봄 운동회 때 제가 1학년 청군 달리기 대표 선수가 되었던 일이에요. 선수로 뽑혀서 기분은 좋았지만, 혹시 제가 잘못 달리거나 배턴을 떨어트리는 실수를 할 것 같아서 정말이지 심장이 ‘쿵쾅쿵쾅’거리며 제 몸 밖으로 튕겨 나올 것 같았답니다. 그러자 곧 울 것 같은 제 얼굴을 보셨는지 응원석에 계시던 선생님께서 출발선 쪽으로 달려오셔서 “강아 넌 바람처럼 빨리 달릴 수 있어. 최선을 다해서 달리면 돼”라고 말씀해 주시면서 자신감을 북돋워 주셨지요. 1학년 운동회 달리기 선수로 뽑힌 후로 저는 다른 일에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어요. 운동회 때가 되면 항상 선생님 생각이 난답니다. 올해도 역시 선생님 생각이 나서 엄마께 “엄마 공인경 선생님이 보고 싶어요”라고 말씀드렸더니 엄마께서 스승 찾기라는 사이트를 이용해서 선생님의 근황을 알려주셨답니다. 그런데 내년이면 선생님께서 정년을 맞이하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선생님께서 정년을 맞이하시기 전에 이 편지를 꼭 드리고 싶어요. 선생님께서 해주신 따듯한 격려의 말씀으로 자신감 가득한 6학년 생활을 보낸 것처럼 중학교 생활도 열심히 할게요. 선생님 사랑해요!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