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나경원(앞줄 왼쪽 여섯 번째)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연철 통일부·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임명을 강행한 것을 비판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임명강행은 국민에 대한 도전
오기와 오만 정치의 끝판왕”
강원 산불 등 현안 감안해서
‘국회 보이콧’돌입하는 대신
상임위 통해 실정 파헤치기로

민주당 “국회 파장 몰면 안돼”

자유한국당은 9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문재인 대통령의 김연철 통일부 장관·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임명강행과 관련해 대통령의 사과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퇴를 촉구했다. “오만과 오기 정치의 끝판왕” “의회주의 파괴”라며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다만 야당은 국회 보이콧 같은 극단적인 대치를 피하고 국회를 열어 정부 실정을 따지기로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청와대 내부 공직기강 감찰은 아무도 믿을 사람이 없고 인사검증은 부실하다 못해 포기한 것이 아닌가”라며 “청와대는 고위 공직자 비위 논란에 임명강행이라는 답을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인사검증 실패와 공직기강 해이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한다”며 “대통령 코드보다 민심 코드, 국민 코드를 맞춰달라”고 촉구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도 “대통령의 임명 강행은 국민에 대한 도전, 의회주의 파괴이자 오기와 오만 정치의 끝판왕”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인사 참사 책임을 묻겠다”고 벼르고 있지만, 강원 산불을 비롯한 민생 현안이 산적한 점을 감안해 국회 보이콧보다는 상임위원회를 통해 정부 실정을 파헤치고 대책을 촉구하겠다는 방침이다. 나 원내대표는 “우리 당은 (정부·여당에) 책임을 묻지만 (야당으로서의) 책임도 다하는 투 트랙 기조를 지킬 것”이라며 “인사참사, 무분별한 정치보복에 맞서 책임을 끝까지 추궁하겠다”고 말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문재인 대통령은 정국을 이렇게 만들어놓고 또 국회 정쟁에 대해 모른 척한다”며 “해외 순방 가기 전이라도 인사검증 실패의 핵심 원인이자 무능·무책임의 상징이 된 조 수석의 경질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인사청문회법도 지키지 않고 법에 규정된 청문보고서도 채택하지 않으면서 허위사실을 유포해 장관 임명을 저지하겠다는 행태에 어이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한국당은 1·2·3월 국회를 빈손 국회로 만든 것으로 모자라 4월 국회까지 파장으로 몰아서는 안 된다”며 “한국당이 가야 할 곳은 청와대 앞이 아니라 국회의사당”이라고 말했다.

김윤희·손고운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