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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큰’ 피에르 모렐 감독의 신작 ‘아이 엠 마더’(사진)는 눈앞에서 남편과 딸을 잃은 평범한 주부가 전사가 돼 복수에 나서는 과정을 그린 액션물이다. 여행 중 인신매매조직에 납치된 딸을 구하는 전직 특수요원 아버지의 활약을 그린 ‘테이큰’의 ‘엄마 버전’으로 소개된 이 영화는 장르적 특징에 집중해 후련한 쾌감을 전한다. 하지만 이야기 전개의 개연성이 떨어지고, 드라마의 완성도도 부족해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은행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주부 라일리(제니퍼 가너)는 자동차정비소를 운영하는 남편, 귀여운 딸과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딸의 10번째 생일 날 가족과 함께 놀이공원에 간 라일리는 아이스크림을 사러 간 사이 앞서가던 남편과 딸이 괴한들로부터 총격을 받는 장면을 목격하고 자신도 총에 맞는다. 회복해 기억을 되살려낸 라일리는 남편과 딸을 죽인 범인들의 얼굴을 기억하고 그들을 지목하지만 부패한 판사는 증거불충분으로 그들을 풀어준다. 사건 발생 5년 후 사라졌다가 나타난 라일리는 남편과 딸을 죽인 마약조직을 알아내고 연관된 조직원들을 하나하나 죽이기 시작한다.

액션물의 특징은 잘 살렸다. 첩보액션 드라마 ‘앨리어스’와 영화 ‘데어데블’ ‘엘렉트라’ 등을 통해 전사 이미지를 쌓아온 제니퍼 가너는 각종 총기류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간결한 동작으로 악당을 제압하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화려한 총격 장면 등 가너의 화끈한 액션 신을 보는 것만으로도 영화에 대한 만족감은 충분하다.

하지만 라일리가 5년 동안 어디서 무얼 했는지, 평범한 주부가 어떻게 전사가 됐는지 전혀 설명이 없다. 그러다 보니 이어지는 악당 처단 장면 중간에 등장하는 가족을 그리는 라일리의 회상 신이 절절하게 와 닿지 않는다. 또 칼에 찔리고, 총에 맞는 등 부상을 당한 라일리가 불사조처럼 멀쩡하게 버티는 것도 영화의 맛을 떨어뜨린다. 1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