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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석·박다혜 부부

김윤석(33·사진 오른쪽) 씨는 박다혜(여·32·왼쪽) 씨와 사내 비밀연애로 서로에 대한 호감을 키우다 부부가 됐다. 두 사람의 비밀연애는 언론 보도(?!)로 공개됐다고 한다. 두 사람이 덕수궁에서 다정하게 사진 찍는 모습이 우연히 가을 추위 속 데이트를 즐기는 커플을 보도하던 저녁 뉴스에 포착된 것. 결과적으로 둘의 연애 사실은 비밀은커녕 뉴스로 전국에 알려지게 됐다. 지난해 부부가 된 두 사람의 이야기를 윤석 씨에게 들어봤다.

#둘만 비밀인 연애

두 사람은 따로 퇴근할 정도로 나름 치밀하게 비밀연애를 이어갔다. 아무도 둘의 연애를 모를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 착각했다.

전혀 예상치 못하게 둘은 뉴스를 통해 연애 사실이 공개됐다. 덕수궁 야간개장 당일, 뉴스에 자신들이 커플 사진을 찍는 장면이 보도됐다. 확인 사살을 하듯, 기자는 두 사람의 영상이 흘러나갈 때 “아무리 추워도 하나보다는 둘이 나은 법”이라는 코멘트를 해 두 사람이 커플이라고 만천하에 알렸다.

뉴스 보도 이후 소문은 빠르게 퍼졌다. 주변 사람들은 마치 다 알고 있다는 것처럼 둘을 쳐다봤다고 한다. 그럼에도 둘은 끝까지 비밀연애를 이어갔다. 남들이 속아 주는, 둘만 비밀인 연애인 셈이었다.

#비밀의 시작

다혜 씨는 윤석 씨보다 입사가 빠른 회사 선배였다. 외모부터 성격까지 윤석 씨에게 다혜 씨는 이상형 그 자체였다고 한다. 그렇다고 첫눈에 반했던 건 아니다. 순간의 감정이 아닌 오랜 시간을 함께하면서 윤석 씨는 다혜 씨에게 끌렸다.

“다혜는 정말 프로였어요. 출장을 나갔다 와도 다시 사무실에 들어와서 자기 맡은 일을 다 마쳤어요. 처음엔 직장 선배로 책임감 있는 모습에 끌렸는데, 나중에는 여자로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윤석 씨는 고민 끝에 다혜 씨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기로 했다. 하지만 생각처럼 말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막상 고백하려 말문을 여니 겁부터 났다. 차이면 서먹해질까 봐 윤석 씨는 두려웠다.

“다…다혜야, 내가 고…고민을 많이 해봤는데, 말 안 한다고 해서 그게, 좋은 건 아…아닌 거 같아….”

“무슨 말?”

“지…지금처럼 다혜랑 친구처럼 지내는 것도 좋지만….”

“알겠어.”

“으응? 뭐…뭐가?”

“사귀자고 고백하는 거 아니야?”

“마…맞아!”

#그대를 만나…다행이다

2016년 8월 연애를 시작한 둘은 2년 후 결혼식을 올리며 부부가 됐다. 비밀연애가 예기치 않게 공개연애로 바뀐 것처럼 결혼식 역시 마음먹은 대로 된 것만은 아니었다고 한다.

“지난해 8월 5일, 저희 결혼식은 그해 가장 더운 날이었어요. 결혼식장이 정전으로 불이 모두 나갔어요. 에어컨도 꺼졌고, 오븐을 돌리지 못해 스테이크도 안 나왔어요. 거기에 신부 몰래 두 달 가까이 보컬학원에 다니며 연습했던 축가도 신부 친구에게 걸렸어요. 세상엔 비밀이 없나 봐요.(웃음) 그래도 행복해요. 때론 어설퍼도 늘 좋은 결과가 있는 건 아니지만, 아내와 함께 있을 때 가장 좋아요. 축가로 부른 이적의 ‘다행이다’ 노래 가사처럼 다혜를 만나,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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