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캄보디아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시엠레아프(시엠립)에 있는 세계문화유산 앙코르와트를 찾았을 때 김의겸(오른쪽) 청와대 대변인이 함께 유적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25억건물 투기 논란’ 이틀만에
文대통령, 신속하게 사표 수리
靑, 장관후보자 임명 강행할 듯

재개발 지역 25억 원 건물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9일 전격 사퇴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했고 문 대통령은 이를 수리했다. 이날 출근하지 않은 김 대변인은 출입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막상 떠나려고 하니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얼굴이 맨 먼저 떠오른다”고 사퇴를 공식화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대변인이 전날 사의를 표명했고, 사의를 수용하는 것으로 오전 회의에서 최종 결정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논란에 대해 상세한 보고를 받은 뒤 의혹이 불거진 지 이틀 만에 전격적으로 사표를 수리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전날부터 “김 대변인의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왔고,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우려한다는 입장을 정리해 청와대에 최종 전달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여러 가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당이 청와대에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야당과 청와대 홈페이지 청원 게시판 등에는 김 대변인에 대한 경질 요구 등이 잇따랐다.

문 대통령의 김 대변인의 사표 전격 수리에는 7명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 경과 보고서 채택 등이 불투명한 정치적 상황 등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김 대변인 사퇴를 계기로 장관 후보자들의 임명 강행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투기 의혹에 대해 “아내가 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건물 매입 논란에 대해 “너무 구차한 변명이어서 하지 않으려 했지만 떠나는 마당이니 털어놓고 가겠다”고 밝힌 뒤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알았을 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었다”며 “이 또한 다 제 탓”이라고 말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참모 관리를 제대로 못한 잘못은 문 대통령에게 있는 만큼 즉각 대국민 사과를 하고, 이 같은 사례가 또 있는지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병채·윤명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