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감원장 발언에 관심
단순·중복문의 포함 불만 커
금융사 “취합 방식 바뀌어야”

금융감독원이 소비자 민원이 많이 제기된 금융회사를 종합검사 대상으로 우선 선정하겠다고 밝히면서 금융권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금감원이 공식 집계하는 민원집계에 단순 질의와 상담이 포함돼 허점이 많다는 것이 금융권의 공통된 지적이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소비자 보호가 부족하고 민원이 많은 금융사를 대상으로 종합검사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 민원이 많이 제기된 금융사가 종합검사 타깃이 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금감원은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업권별 금융 민원 건수를 집계해 발표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에 접수된 금융 민원은 4만37건에 달한다. 전체 금융권 중 보험사 민원 비율은 60%대로, 가장 많다. 윤 원장은 이같은 민원건수 등에 비춰 보험업이 다른 업권에 비해 국민의 신뢰가 낮다고 보고 있다. 보험사가 금감원의 종합검사 타깃 1순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금감원이 공식 발표하는 민원 집계 방식에 허점이 많다는 게 금융업계의 지적이다. 통상 금융 민원은 소비자와 금융사 간 이견이 발생하는 ‘분쟁성 민원’을 뜻한다. 하지만 금감원이 발표하는 금융 민원엔 소비자의 단순 질의와 상담 및 사실관계 확인까지 포함된다. 민원 내용이나 유형에 따른 구분 없이 모두 금융 민원으로 일괄 관리·공표된다는 뜻이다. 상대적으로 보험금 지급 약관 해석에 대한 질의 및 상담이 많은 보험 분야의 민원 건수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 금융사 임원은 “소비자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발생한 정당한 여신 및 신용카드 발급 거절 문의도 민원에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그뿐만 아니라 한 소비자가 같은 민원을 중복해서 여러 차례 제기하는 경우 한 건이 아니라 모두 개별 민원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금융권은 종합검사 대상을 선정할 때 민원 성격의 분류가 필요하다고 금감원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사의 귀책사유가 있는 민원과 단순 상담 등의 민원을 구분해 평가해야 한다는 뜻이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