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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LA 등서 여성용 공유사무실 급속 확산
남성위주 공간 탈피… 수유실 등 맞춤시설 갖춰

세계적 공유경제 붐을 타고 차량공유, 숙박공유 등과 더불어 업무공간을 빌려 쓰는 사무실공유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남성 위주 기존 사무실을 탈피해 여성들이 함께 모여 일하는 공간인 ‘리비터(the Riveter·사진)’가 주목받고 있다.

21일 미국의소리(VOA), 정보기술(IT) 매체 긱와이어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등을 중심으로 여성 중심 사무실공유업체 리비터가 시설 및 회원 수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2017년 5월 시애틀 캐피톨 힐 지역에 처음 문을 연 리비터는 수유실 등 여성에게 맞춰진 편의시설과 공간 구성, 회원 특전 등으로 위워크 등 기존 대형 사무실공유업체들과 차별화했다. 리비터라는 회사 이름 역시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쟁에 나선 남성을 대신해 군수공장 등에서 일했던 미국 여성근로자의 상징 ‘리벳공 로지(Rosie the Riveter)’에서 따왔다. 공동 설립자 케리 머피는 “여성들에게 그저 물리적 공간만 필요한 게 아니라 서로 돕고 협력할 수 있는 더 큰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생각해 낸 공간이 바로 리비터”라고 말했다.

리비터에서는 여성이 운영하는 기업이나 일반 개인들이 필요한 시간만큼 공간을 빌려 쓸 수 있다. 넓은 사무실을 대여할 수도 있고 책상 하나만 빌리는 것도 가능하다. 여성들을 대상으로 금융에 대해 교육하고 자산관리를 돕는 기업 머니뮤즈를 설립한 스테파니 지노스도 최근 리비터의 공간을 대여해 창업에 도전했다. 그는 “당초 우주산업 분야에서 일했는데 대부분 동료가 남성이었고 사무실에 여자는 나 혼자였다”며 “똑똑하고 강한 여성들에게 둘러싸여 일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현재 시애틀, LA 등의 5개 지역에 2000명 이상의 회원을 둔 리비터는 올해 텍사스와 뉴욕 등에 8개 신규 시설을 열고 오는 2022년까지는 미국 전역에 100곳의 지점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1500만 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도 유치했다. 알래스카항공 등 대기업들과 업무 제휴도 체결했다. 일부에서는 여성 중심의 업무공간이 오히려 남성에 대한 역차별 아니냐는 비판도 있지만 리비터 측은 남성 이용자도 환영하고 있고 현재 전체 회원의 약 4분의 1은 남성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에는 리비터 외에도 허마 허브, 레이디언트, 페이퍼 톨스, 시코시스템, 더 윙 등의 여성 중심 사무실공유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한편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업무환경 변화 등으로 2017년 기준 전 세계 공유사무실 규모는 2007년 75개에서 10년 새 200배 이상 폭증한 1만5500개로 집계됐다. 오는 2022년에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공유 업무공간 숫자가 3만 개가 넘고 이용자는 51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사무실공유 시장 규모는 가파르게 커질 전망이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