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서정호 금융연구원 센터장

“금융업은 정보를 기반으로 한 산업입니다. 지금 아마존이나 알리바바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엄청난 데이터 분석력을 바탕으로 금융업을 넘보고 있지만 우리 금융산업은 가진 정보조차 제대로 활용을 못 하고 있습니다.”

서정호(사진) 한국금융연구원 디지털금융연구센터장은 20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금융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를 빨리 풀어야 한다면서 특히 고객 정보의 공유와 금융회사의 핀테크 기업에 대한 출자 관련 규제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서 센터장은 “지금은 심지어 금융그룹 내에서도 계열사 간 고객 정보의 공유가 어려운 상황으로, 입법과정을 통해 신용정보법을 포함한 데이터 관련 규제들을 조속히 재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핀테크 기업이 혁신성장의 주축으로 주목받으며 규제 완화가 이뤄지고 있는 반면, 기존 금융회사들은 출자 제한으로 사실상 핀테크 기업 인수가 막혀 있다. 그는 이런 상황에 대해서도 “금융사가 자유롭게 핀테크 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출자 관련 규제를 손봐야 기존 금융회사들과 핀테크와의 융합과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러 규제가 법제도 등 복잡한 문제로 얽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는 “국내 규제가 포지티브 시스템(positive system)인데 이를 장기적으로는 네거티브 시스템(negative system)으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지티브 시스템은 법률로 합법적인 것을 정해 놓는 방법이고 네거티브 시스템은 법률에 해서는 안 되는 행위를 정해 놓는 방식이다.

서 센터장은 규제 자체뿐 아니라 규제 집행의 불확실성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외국 금융회사들이 국내에 들어와 겪는 가장 큰 애로 중 하나가 규제 자체보다는 규제의 불확실성이라고 한다”면서 “금융권 전체적으로 당국이 규제 집행의 일관성을 갖는 것이 산업 발전에 중요한 토양이 된다”고 말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