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축구대표팀 막내 이강인(발렌시아·오른쪽)이 19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슈팅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축구대표팀 하루 일과는…

아침식사는 개별적으로 먹고
함께 식사땐 휴대전화 불가
1인 1실로 최대한 자율 보장
시간 엄수외엔 생활 간섭안해

휴식땐 낮잠으로 피로 해소
산책·대화로 소통 친목 다져
비디오게임으로 스트레스 풀어

훈련은 세게 하고, 휴식할 땐 푹 쉰다.

지난 18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된 축구대표팀엔 새 얼굴이 여럿 있다. 특히 이강인(발렌시아)은 18세 국가대표로 젊은 피의 ‘상징’. 어린 선수들이 여럿 있다 보니 대표팀엔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게다가 사생활, 휴식을 철저하게 보장하기에 생기가 흘러넘친다.

대표팀의 기본 시간표는 아침, 점심, 훈련, 저녁, 그리고 취침이다. 단순한 패턴. 그런데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시간 엄수를 강조한다. 특히 식사와 취침은 컨디션 관리를 위해 철저하게 관리한다.

아침은 자유롭게, 점심과 저녁은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다 모여 함께 먹는다. 아침은 인원을 체크하지 않지만 의무다. 오전 9시 30분, 또는 10시까지가 아침 마감 시한. 아침을 개별적으로 먹는 건 선수마다 생활 패턴, 생체 리듬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상 시간은 따로 없다. 잠자리에서 일어나 씻은 뒤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계속 휴식한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이번에 소집된 대표팀 27명 중 40% 이상이 10시간 이상 비행했다”면서 “그래서 벤투 감독은 휴식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점심은 낮 12시∼오후 1시 사이, 저녁은 오후 6시 30분∼7시 사이에 시작한다. 점심, 저녁엔 식사예절이 있다. 아주 급한 경우를 제외하곤 식사 중 휴대전화 사용은 금지된다. 모두 모이기에 소통하는 자리로 활용된다. 그래서 회식 같은 분위기다. 그리고 밤 11시 30분 이후엔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벤투 감독은 훈련과 회의, 그리고 식사 자리 외엔 선수단에 간섭하지 않는다. 다만 식사와 취침은 특별히 챙긴다. 컨디션 관리를 위해서다.

대표팀 훈련은 오후 4∼5시 사이에 시작된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가 머리를 맞대는 회의는 그날그날 사정에 따라 열린다.

벤투 감독은 개개인의 몸 상태를 고려한 맞춤 훈련을 진행한다. 19일 훈련엔 27명 중 24명만 참가했다. 김진수(전북 현대)는 감기 증세 탓에 불참했고, 오른쪽 햄스트링 통증이 있는 정승현(가시마 앤틀러스)과 왼쪽 무릎을 다친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은 실내에서 재활운동을 했다. 최근 잇따른 출전으로 피로가 쌓인 이청용(보훔)과 백승호(지로나)는 가벼운 달리기로 몸을 풀었고,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이강인은 팀 훈련에 합류했다.

선수들에겐 1인 1실이 주어졌다. 이른바 ‘방장’과 ‘방졸’이 없기에 후배들은 눈치 보지 않고 개인 시간을 즐길 수 있다. 축구협회에 따르면 대부분 훈련, 회의가 없으면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

선수들 모두 소속팀 일정, 대표팀 일정을 소화하느라 개인 시간, 휴식 시간이 적었기 때문이다. 주로 낮잠을 즐기며 피로를 해소한다.

하루 일과를 모두 마치면 삼삼오오 모여 취침 전까지 친목을 다진다. 산책하면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숙소 내부에 설치된 비디오게임을 함께 즐기며 ‘조직력’을 기른다. 미드필더 이재성(홀슈타인 킬)은 “동료들과 함께 인근 카페까지 산책 겸 걸어가 차를 마시면서 하루를 정리한다”고 설명했다. 수비수 권경원(톈진 톈하이)은 “대화를 나누고 비디오게임 등을 함께 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고 귀띔했다. 치료실도 인기다. 대부분 가벼운 부상이 있기에 가벼운 치료, 마사지를 받은 뒤 달콤함 꿈나라로 향한다.

파주=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