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개각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7명의 장관 후보자를 보면 대부분 어디서 그런 사람을 골랐을까, 여권에 이렇게 장관 감이 없나 싶을 정도로 공직을 맡기기엔 부적절한 사람들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청와대가 그런 흠결을 알고도 지명을 강행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임면권을 가진 자리라고 해서 대통령이 맘대로 해서는 안 된다. 주권자인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야 할 근원적 의무가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를 도입한 취지도 이 때문이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는 ‘처세와 재테크의 달인’ 소리를 들을 만하다. 역으로 공인 의식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진 후보는 ‘용산 참사’ 현장에서 350m 떨어진 재개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16억 원의 시세 차익을 올렸다고 한다. 2009년 참사로 재개발이 중단된 뒤 ‘딱지’를 2014년 구입했는데, 2016년 사업이 재개되면서 불과 2년 만에 큰 수익을 얻었다는 것이다. 용산을 지역구로 둔 그는 2017년 국회에서 “용산 기지를 뉴욕 센트럴파크처럼 개발하자”는 주장도 했다. 불법성 여부는 더 조사해봐야 규명되겠지만, 공직자로서는 부적격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장관을 지내고 반대 진영에 가서 또 장관을 노리는 처세술도 대단하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와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의 부적격성은 이미 여권 내부에서도 문제 제기가 나올 지경이 됐다. 주택 4채를 보유한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는 위장전입과 장남 인턴 특혜, 차남 병역 특혜 의혹을 받는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도 본인 병역 특혜, 아들 특혜 채용 의혹이 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역시 위장전입과 두 딸의 고액 예금 형성 과정을 소명해야 한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부부의 종합소득세 2400만 원 지각 납부, 장남 이중국적 및 병역 연기 등 의혹을 받고 있다. 청와대에서 나오는 얘기, 그동안 청와대 관행을 보면 문 대통령은 무조건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제라도 검증 실패를 인정하고, 부적격자는 지명을 철회하는 것이 훗날의 부작용을 줄이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