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기도하는 黃·羅 자유한국당 황교안(가운데) 대표와 나경원(왼쪽)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당 기독인회 조찬기도회에서 기도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장환 목사. 연합뉴스

페이스북에 “운동권 인맥이
곳곳 포진해 혁신 가로막아”
羅 “文 또 전쟁의 칼날 뽑아
野대표 죽이기 수사 지시해”

‘보수층 결집효과’ 노리지만
일각선 “분열의 정치 우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9일 “문재인 정권의 핵심 세력은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이라며 “이들 인맥은 정치권, 좌파 언론, 시민단체, 민주노총 등 우리 사회 곳곳에 포진돼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발상과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황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과거로 퇴행하는 정치에는 이들의 뿌리 깊은 카르텔이 있다”며 “소득주도 성장, 비정규직 제로(0), 공공일자리 확대, 탈원전 등 문 정권의 모든 국가 정책들이 이들 집단의 카르텔을 지키기 위한 포퓰리즘”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썩은 뿌리에서는 꽃이 피지 않는다.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4·3 보궐선거 필승 선거대책회의’에서도 “주민들은 ‘제발 경제를 살려달라’고 하는데 이 순간에도 정권은 오로지 정치공학적 좌파 야합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도 민간인 사찰과 블랙리스트로 온 국민이 불안한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까지 만들면 어떻게 되겠나. 없는 죄도 만들어 반대 세력을 짓밟으려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또 과거와의 전쟁의 칼날을 뽑았다”며 “동남아 순방을 다녀온 첫 일성이 결국 ‘야당 대표 죽이기’로 가는 수사 지시라니 국민이 아연할 따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취업준비생 구직수당에 대해 “좌파정부의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돈 뿌리기 경쟁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한국당 좌파독재저지 특별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비리혐의로 수사를 받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들이 검찰에서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에 대해 “수사 지휘자는 편파 수사에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했다.

한국당 지도부가 전례 없이 격한 표현을 총동원해 대여(對與)공세 수위를 높이는 것은 한국당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적 현안에 두루뭉술한 메시지를 반복해 ‘황세모’ 별명까지 얻었던 황 대표는 최근 문 대통령과 여당의 실정에 대해서는 연일 ‘썩은 뿌리’ ‘좌파 독재’ 등의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거친 표현을 동원한 강경 일변도 대여 공세는 또 다른 분열의 정치, 대결의 정치만 낳을 뿐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야당이 정부·여당과 불필요한 감정싸움을 벌일 경우 국민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