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자유한국당 황교안(앞줄 왼쪽) 대표와 나경원( 〃 오른쪽)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좌파독재 저지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비상연석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여야4당 선거제개편 잠정합의
내부 의견수렴 절차에 들어가
추인되는 대로 상임위서 지정

한국당“입법 쿠데타”거센 반대
野3당 일부 쟁점법안 내부반발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채 원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할 선거제 개정안에 잠정 합의함에 따라 그와 관련한 절차 착수 여부가 주중 결판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선거의 룰’을 정하는 법안 문제를 원내 제1야당의 동의 없이 강행한 전례가 없는 데다 막상 합의를 이룬 4당 내부에서는 탈당 언급까지 나오는 등 반대도 만만치 않아 실제 선거제 개편까지는 첩첩산중이라는 관측이 많다.

여야 4당은 18일 일제히 전날 정치개혁특별위원회 4당 위원장·간사 회동서 합의한 안에 대한 내부 의견 수렴 절차에 착수했다. 여야 4당은 전날 지역구 225석, 권역별 비례대표 75석 등 300석 의원정수를 유지한 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안에 합의했다. 여야는 주중 각 당의 추인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정개특위 등 관련 상임위에서 패스트트랙 지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소속 상임위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의결되는데, 현재 의석 구조에서 이탈표가 없으면 패스트트랙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하지만 선거제 개편 논의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우선 한국당의 반대가 거세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국회의원·당협위원장 비상연석회의를 열고 민주당 등의 패스트트랙 시도를 ‘좌파 독재정권 수명 연장을 위한 입법 쿠데타’(황교안 대표)로 규정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법은 한마디로 희대의 권력 거래이면서 야합”이라며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핵심은 정의당을 교섭단체로 만들어주는 것이고 자유민주세력 대 반(反)자유민주세력의 균형을 깨는 좌파 장기집권 플랜”이라고 맹비난했다.

여야 4당 내부 반발도 만만치 않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사무총장은 MBC 라디오에서 “패스트트랙 지정 시 일부 의원이 탈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고, 유성엽 평화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역 대표성이 훼손되는 안으로 합의되는 것은 차라리 안 되는 게 낫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선거제 개편안과 함께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도 또 다른 ‘뇌관’이다. 만18세로 선거 연령을 낮추는 방안이 포함된 것 역시 논란의 여지가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안대로 될 것이라고 믿는 의원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결국 선거제 개편은 한국당을 포함한 여야 협의로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고 전망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