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정경두(앞줄 왼쪽) 국방부 장관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답변자료에 관해 국방부 관계자의 보고를 받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 北 ‘비난’ 6개월간 122건

9·19 군사합의 직후부터
“위반” 구실 對南비난 급증

한미군사훈련·국방예산 등
안보사안마다 시시콜콜 지적

北해안포 등 명백 위반에도
정부선 문제제기 거의 안해

정부는 그동안 남북 군사합의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북한이 남측 군사합의 위반을 이유로 남측을 비난한 것이 무려 122건으로 집계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정부는 북한의 비난 행위에 제대로 항의하지 못한 것은 물론, 지난해 11월 북한의 ‘5일째 해안포 개방’ 등 명백한 합의 위반 사실에 대해서도 문제 삼지 않아 대북 저자세 논란이 제기된다.

국방부가 그동안 남북 간 군사적 신뢰가 조성된 가운데 합의문 채택이 이뤄졌고, 합의문 채택 이후에는 합의 이행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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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북한은 사소한 사안에 대해서도 남측의 ‘남북 군사합의서 위반’을 지적하는 등 공세를 지속해왔다. 특히 북한은 군사 합의서 체결을 기화로 상투적인 대남 비난 대신 ‘한·미 연합훈련과 방위력 증강사업 등 한·미 동맹과 국방정책 전반에 대해 시시콜콜 문제를 제기하는 새로운 차원의 대남 심리전을 구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북한은 지난해 말부터 합의 위반 공세를 강화해왔다. 18일 합동참모본부(합참)가 국회 국방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 백승주 의원에게 제출한 ‘남북 군사합의 후 북한의 월별 비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10월은 각각 0건, 3건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1월(15건)부터 늘기 시작해 미·북 비핵화 협상 교착 기간이었던 지난해 12월 46건, 올해 1월 25건으로 급증했다.

노동신문·조선중앙통신·평양방송 등 신문·방송·라디오와 우리 민족끼리·조선의 오늘·메아리 등 인터넷 매체를 동원한 비난 횟수를 합친 것이다.

비난 내용을 보면 ‘키리졸브 및 합동군사연습 재개’ 비난이 20건으로 가장 많았고 2018년 대침투 종합훈련이 14건, 2019년 국회 국방예산 증액 통과가 13건으로 뒤를 이었다. ‘2019∼2023 국방중기계획’은 9건, ‘19-1 동맹 연습’은 8건, ‘한미해병대 연합훈련’은 8건, ‘2018 전군주요지휘관 회의’ 8건을 기록하는 등 한국군 독자훈련과 방위산업, 국방예산 편성에까지 전천후 비판이 이뤄졌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남북군사실무회담 등을 통해 북한이 남북 군사합의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점검 차원에서 몇 번 문제를 제기한 적은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구체적으로 북한의 군사합의 위반 사실을 몇 건 지적했는지 공개하기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