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3일 7명의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했는데,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해당 분야 식견과 추진력 있는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국토부 차관을 지낸 것을 의미할 것이다. 그러나 최 후보자의 행태를 보면 주택 주무장관으로도, ‘공정 경제’를 외치는 문 정부의 국무위원으로도 부적절해 보인다.

최 후보자는 지난 8일 개각 발표 직전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아파트를 딸과 사위에게 증여하고 세입자로 들어갔다. 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 160만 원을 낸다고 한다. 최 후보자는 “증여세를 정상적으로 냈다”고 했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지 모르지만, 장관 지명 발표 이전에 ‘1가구 1주택자’가 되기 위해 꼼수를 동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기에 충분하다. 이 아파트는 최 후보자가 1996년에 매입했다가 돌연 딸과 사위에게 넘기면서 본인 재산 목록에서 빠졌다. 최 후보자는 세종시 반곡동의 아파트 분양권도 갖고 있다. 그의 배우자는 2004년 재건축을 앞둔 잠실주공아파트를 구입했다. 야당 측은 프리미엄을 주고 분양권을 사는 이른바 ‘딱지’ 거래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한다.

현 정권은 다주택자들을 죄악시하며 보유 부담을 급속히 올리고 있다. 그런데 이런 정책을 집행할 책임자가 다주택자라면 문제가 있다. 최 후보자 지명부터 국민에게 염치 없는 일이다. 내 편이면 상관없다는 또 다른 ‘내로남불’이다. 여기에다 딸과 사위에게 증여하고 1주택자가 된 것은 ‘꼼수의 달인’으로 비칠 정도여서 공직자로서의 도덕성과 청렴성도 의심케 한다. 청와대가 인사 검증 과정에서 아파트 한 채를 정리하도록 유도했는지도 규명해야 한다. 이런 인사가 국토부 장관이 되는 것은 국민 우롱이다. 이 밖에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부적격 사유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도 부동산과 자녀 국적 문제 등이 불거졌다. 청와대의 검증 부실 책임도 무겁다.